서대문형무소 안에 울려 퍼진 서울시향 '미라클' 공연
발행일 2021.02.04. 13:58
서울명소에서 전하는 서울시향 공연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편' 감상기

태극기를 휘날리는 사람들 사이에 주황색 죄수복은 독립투사의 모습 ⓒ서울시향 유튜브
요즘 현장에서 공연을 볼 순 없지만 대신 수준 높은 공연을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공연장이 아니라는 차이가 있을뿐 온라인 공연도 구성이나 짜임새가 탄탄하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집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료 공연인데다, 보고 싶은 부분을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감사하다.
지난 1월4일 공개된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미라클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편을 온라인으로 감상해 보았다.
지난 1월4일 공개된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미라클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편을 온라인으로 감상해 보았다.

순국 선열들의 넋을 달래는 연주가 진행됐다. ⓒ서울시향 유튜브
격벽장 가운데 첼로 연주가 들려온다. 격벽장은 수검자들이 햇볕을 쬐거나 간단한 운동을 하던 곳으로 수감자들끼리 대화나 도주를 막기 위해 벽을 설치한 곳이다. 저 작은 사이사이의 공간이 얼마나 답답했을까? 감시대를 세워 수감자를 감시하고 통제했던 당시를 생각하면 말만 들어도 숨이 막혀온다. 격벽장 벽 너머 하늘만 볼 수 있었던 애국지사들을 떠올리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2번 프렐류드’가 연주된다.

격벽장 사이의 작은 공간에서 첼로 연주를 하는 문태국씨 ⓒ서울시향 유튜브
원래 서울시향은 지난해 8월15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광복절 기념 음악회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공연 당일 취소됐다. 역사적인 장소에서 연주를 하지 못한 아쉬움에 서울의 명소를 연주영상으로 소개하는 ‘미라클(美樂classic)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편으로 다시 제작했다. 애국지사들께 시련과 고난을 이겨낸 서대문형무소, 그 특별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서울시향의 연주가 코로나19로 지치니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되었던 서대문형무소 옥사의 모습 ⓒ서울시향 유튜브
서대문형무소는 일제강점기에 식민지 지배에 맞섰던 독립운동가들이 갇혔던 역사의 현장이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0, 11, 12번 옥사 중앙에서 선열들의 고단한 넋을 달래는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의 선율이 울려퍼진다. 영화 ‘플래툰’의 배경음악으로도 유명한 이 곡은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의 장례식에 사용된후 많은 이들의 마지막을 함께한 음악이다.

지휘자 데이비드 이와 함께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현악앙상블 모습 ⓒ서울시향 유튜브
메모리얼 홀은 독립운동가의 수행기록카드 약 4,800여 장을 전시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시고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을 더욱 선명하게 기억하게 하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 베토벤이 후세에 선사한 고귀한 선율 ‘현악 사중주 제 15번’이 연주되었다. 연주를 듣는 동안 불굴의 의지로 일제에 맞섰던 애국 선열들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독립운동가들의 4,800여 장의 수행카드가 선명하게 전시된 메모리얼 홀에서의 연주 모습 ⓒ서울시향 유튜브
1945년 마침내 빛을 되찾게 되었다. 광복을 열망하던 순국 선열들의 한과 혼이 서려있는 12옥사 앞에서 서울시향의 공연은 새 희망을 찾아가는 발걸음처럼 부드럽고 경쾌하게 대한민국 문화의 힘과 광복의 기쁨까지 담아낸 베토벤 합창 교향곡 9번 4악장으로 마무리되었다. 형무소 안에서 펼쳐진 음악회라 더 감동적이고 전율이 느껴졌다. 연주자들 뒤로 중앙의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걸려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연주자들에게도 이번 공연은 기분이 더 남다르지 않았을까.

12옥사 앞의 연주,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희망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서울시향 유튜브
온라인으로 공연을 보는데 마치 형무소 안을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한 감동이 밀려왔다. 공연은 30분 정도로 길지 않았지만 감동은 오래 남았다. 오히려 짧은 공연이라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은 공연이다.
요즘 코로나19 장기화를 비롯해 힘든 일들이 참 많다. 역사적 고난을 잘 견뎌내고 2021년 새 해를 맞이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서울시향의 서대문형무소 음악회를 보며 잠시나마 역사 속 현장을 가슴에 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요즘 코로나19 장기화를 비롯해 힘든 일들이 참 많다. 역사적 고난을 잘 견뎌내고 2021년 새 해를 맞이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서울시향의 서대문형무소 음악회를 보며 잠시나마 역사 속 현장을 가슴에 새겨보는 것도 좋겠다.
■ 서울시향 유튜브 바로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