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철에는…

양민석

발행일 2012.03.16. 00:00

수정일 2012.03.16. 00:00

조회 3,213

황사, 눈·코·기관지·피부 등에 질환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꽃이 피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왔다. 하지만 봄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바로 ‘봄철의 불청객’ 황사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예전보다 황사가 심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가족 중 어린이, 노약자나 알레르기 비염 혹은 결막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황사철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황사(黃沙)는 아시아 대륙의 중심부에 위치한 사막과 황토 지대의 미세한 모래먼지가 바람에 날려 하늘 높이 올라가 상층 기류를 타고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직경 20㎛ 이상의 큰 입자는 황사 발원지 부근에 떨어지고 보다 작은 입자가 대기 상층까지 올라가 이동을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에는 기관지 등 하부 기도에 들어가 호흡기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직경 10㎛ 이하의 미세입자(PM10)가 많이 포함된다.

봄철 우리나라의 황사 시기에 미세입자는 약 45% 정도 증가하며 총 부유분진은 50% 정도 증가한다. 황사의 주요 성분은 석영, 장석, 운모, 고령토와 알루미늄, 철 등의 금속류인데 중국의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황사에서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을 비롯한 아황산가스 등의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검출되고 있으며 황사 시기에는 우리나라의 대기오염물질 증가 정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는 인체와 접촉하게 되는 눈, 코, 기관지, 피부 등에 질환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 천식은 기도의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 질환으로 원인 물질에 노출되면 과민 반응이 일어나 기관지가 좁아지고 예민해져 숨이 차고 가랑가랑 또는 쌕쌕거리는 소리(천명음)가 나는 질환이다. 만성 기침의 형태로 야간 또는 악화인자에 노출 시 발작적인 기침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천식 환자는 원인 물질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냄새, 차고 건조한 날씨, 감기 등의 악화인자에 노출되는 경우에도 증상이 악화된다. 황사로 인해 미세입자가 증가되면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도 목이 컬컬해지고 답답하며 호흡이 다소 곤란함을 느낄 수 있고 천식 환자의 경우에는 응급실 방문이 증가하고 어린이 천식 환자에서 상·하부 기도의 증상이 악화되고 호흡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 응급실 방문, 입원 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출 삼가되, 꼭 외출해야 한다면 보안경, 마스크 등 착용

미세먼지는 기도에 직접적인 자극을 줄 수도 있고 또 기존에 있던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천식 환자는 담당의사와 치료 계획을 잘 상의하고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에도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정화기를 이용하여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가습기 등을 이용해 공기 중의 습도를 높여 주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atopy.cdc.go.kr)나 기상청(www.kma.go.kr)에서 제공하는 천식지수를 매일 확인하여 행동지침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도점막이 약한 어린이의 경우도 황사에 자주 노출되면 호흡기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

특히 황사 시기인 봄철에 어린이들의 활동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황사 시기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귀가 후에는 손발을 잘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의 경우도 숨이 차거나 쌕쌕 소리가 나거나 3주 이상의 만성 기침이 있는 경우 천식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황사 시기의 대표적인 질환으로 눈에 오는 자극성 결막염과 알레르기 결막염의 악화, 건성안 등을 들 수 있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콧물, 재채기, 코가려움, 코막힘 등을 동반한 알레르기 비염과 같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빨갛게 충혈이 되며 눈에 무언가 들어간 것과 같은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올 수 있고 심하면 흰자위가 부풀어오르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안질환이 있는 사람 역시 황사 시기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보호 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소금물은 눈을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으며 증상 초기에는 깨끗한 흐르는 찬물에 눈을 대고 깜박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하면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다. 안약의 무분별한 사용은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더 큰 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와 상의하여야 한다. 최근 라식이나 라섹, 백내장 등의 수술을 받은 사람 또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출 시 반드시 보안경을 착용하고 눈에 흙먼지가 들어갈 경우에도 절대로 비비지 말고 인공누액 등으로 눈을 씻어 주어야 한다.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도 황사 시기에는 가급적 안경을 쓰는 것이 좋다. 황사로 인해 렌즈에 흠집이 생기거나 각막을 자극해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도 황사에 의해 자극이 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씻어주고 적절한 보습을 해주는 것이다. 건조한 겨울철을 지나는 동안 피부각질층도 건조해져 미세하게 갈라지고 황사가 건조한 피부 사이로 침투하게 되면 피부를 자극하여 가려움증과 따가움, 심할 경우 발진과 부종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전에 크림을 발라 피부에 보호막을 만들어 주거나 긴 소매 옷을 입는 것도 좋다.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같은 이유로 피부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목욕과 보습에 더 신경을 써야 하며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올바른 목욕법 등의 교육 자료는 서울시(http://www.atopyinfocenter.co.kr) 및 경기도(http://www.e-allergy.org) 아토피, 천식 교육정보센터 홈페이지에서도 제공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 본부, 환경청, 기상청에서 발표한 황사 발생대비 단계별 행동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글/양민석(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알레르기 전공)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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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 #황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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