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더 바라겠어요. 안전이 제일이죠~"

하이서울뉴스 조선기

발행일 2011.05.06. 00:00

수정일 2011.05.06. 00:00

조회 3,611

 

아이에 대한 모든 것은 엄마에게 물어보는 게 정답이다. 아이가 먹는 것, 입는 것 그리고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까지 엄마들은 언제나 촉수를 세우고 있다.
지난 3일, 학교 안전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학부모 두 분을 모셨다. 이들은 '학부모 참소리단' 소속으로, 이는 서울시가 교육지원사업에 학부모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든 모니터링 모임이다.
이들이 바쁜 시간 중에도 인터뷰에 응한 건 역시, 관심 때문이다. 아이에 대한 관심. 아이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학교에 다녔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인터뷰가 가능했다. 그들이 말하는 요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특히 학교 안전을 위주로 인터뷰를 나눠봤다.

Q | 요즘 아이들, 어떤 것에 관심이 있을까?

방혜옥 씨(이하 방) : 저희 애는 가장 고민이 친구 문제에요.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때리고, 친구들끼리 공정하지 못하고 등등 이런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김윤분 씨(이하 김) : 제가 볼 때 요즘 애들, 게임에 관심이 많아요.  게임 레벨, 아이템. 저희 애는 게임을 안 하는데, 학교에서 게임을 모르면 대화가 안 된대요. 그리고 이성친구에 관심 있어 하더라고요. 아이들끼리 반지도 주고 하잖아요. 또 싸우는 얘기도 많이 해요. 학년이 바뀌면 아이들끼리 서열도 정하고 그러나 봐요.

: 2학년하고 5학년하고 수준이 다르네요. 남자, 여자 차이도 있을 거예요.

: 그리고 흡연은 정말 많아요. 첫째는 4학년 때 그런 얘기했었어요. 친구 중에 담배 피우는 아이 있다고. 셋째는 3학년 때 얘기하더라고요. 학년이 더 낮아진 거 같아요.

: 우리 학교 분위기는 차분해요.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전반적으로 선생님이 입김이 잘 통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 중학교 아이들이 가장 문제인 거 같아요. 중학교때 놀던 아이들도 고등학교 가면 정신차리는 경우도 많잖아요. 대학이 바로 코앞에 있으니까요. 학교 화단 보면, 매 꽁초에요. 중학교 애들이 교복입고 화단에서 담배 피우고 그런 거죠. 근데 그런 걸 초등학교 애들이 보잖아요. 애들이 보니까 더하고 싶은가 봐요.   

Q | 학교보안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저는 학교보안관이 생겨서 좋아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마음이 놓이는 건 아니에요. 가장 큰 게 아이들이 있을 때 아이들이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학교는 1,500명 정도 되는데, 그 아이들을 보안관이 다 돌볼 수가 없잖아요. 사실 보안관님이 가장 필요한 시간은 하교시간인데, 한 분이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무리 아닐까요? 한분이 저녁 늦게까지 학교를 지키는 것보다 아이들이 있는 시간에 보안관이 좀 더 배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저희 학교는 교문이 세 개에요. 학생 수도 2,000명이 넘어요. 게다가  방과후교실도 있어서 맞벌이 아이들은 학교에 늦게까지 있지요. 그러니 보안관이 늦게까지 계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교 인원수에 따라 보안관 수를 조절하는 게 맞다고 봐요. 교문이 세 개인데 후문하고 정문이 너무 떨어져 있어요. 그래서 후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서 보안관이 가면 이미 때린 애는 도망가고 없다는 거죠. 맞은 애만 있다는 거에요.

: 어떻게 보면 뺏긴 애라도 보호할 수 있어서 다행이긴 해요. 그마저도 보호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도 계신거랑 안계신거랑은 큰 차이가 있죠. 

: 얼마 전에 저희 애가 선생님으로부터 상품권을 상으로 받았어요. 근데 아이가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데, 그걸 뺏기 위해서 누가 지하철역까지 따라왔데요. 결국 맞았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애가 울면서 다 필요없다고, 엄마 빨리 오라고 그러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좀 더 많은 인원이 배치됐으면 좋겠어요. 학교마다 일률적으로 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 또 앞으로는 학교 위험 지역에 벨을 설치해서 아이들이 위험 상황에 누를 수 있도록 한다면서요. 벨을 눌러서 학교보안관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는 괜찮은 것 같아요. 아이들은 누가 싸웠는지 후환이 두려워서 말 못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물론 장난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백 번 장난이라도 한 번의 응급상황을 지킬 수 있다면, 이런 것도 괜찮은 방법이죠. 선생님들이 교육을 많이 시켜야겠지만요.  

: 차라리 보안관님한테 벌점을 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선생님이 애들한테 공지를 하는 거에요. '보안관님이 너희한테 벌점 줄 수 있어.' 그러면 아이들이 말을 좀 듣지 않겠어요. 보안관들이 아이들을 다루는 데도 좀 더 수월할 것 같고요. 그리고 복도시찰도 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복도에서도 위험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잖아요. 그리고 복도도 그렇지만, 화장실도 폭력이 많이 일어나는 장소인 거 같아요. 특히 초등학교 선생님들 여자분들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남자 화장실은 여선생님이 못 들어가시는 거예요. 완벽한 사각지대인 거죠. 

: 그런데 복도시찰하면 교문은 누가 지켜야 되는거죠? 

: 그러니까 인원이 늘어났으면 하는 거죠. 학교엔 그분들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참 많잖아요.

Q | 선정적인 사진, 동영상 등이 아이들에게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 유해사이트, 학교에서 그렇게 차단을 시켜도 아이들이 다 푼대요. 풀어서 서로 공유하고 그런데요. 

: 그게 특정 사이트뿐만 아니라, 스포츠 신문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주변에 선정적인 배너 많잖아요. 그런데는 성인만 들어가는 사이트는 아니니까, 아이들한테 쉽게 노출 되는 것 같아요. 법적으로 조치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건 남편이랑 봐도 낯이 뜨거울 정도라니까요. 

: 애들이 얼마나 궁금하겠어요. 요즘엔 서로 주민번호도 공유하고 하더라고요. 성인인증에 주민번호가 필요하니까요. 또 합성사진을 만들어서 아이들끼리 휴대전화로 보내주기도 하고요. 저희 애도 휴대전화로 받았어요. 얼굴이랑 몸을 합성한 사진을 보냈더라고요. 아이들이 만들어서 보내기도 하나 봐요. 

: 언젠가 딸아이랑 시장에 갔는데, 누가 딸아이의 목을 만지면서 '아가야 비키렴' 했다는 거에요. 아이가 굉장히 불쾌했나 봐요. 저한테 바로 얘기를 했는데,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누군지 모르겠는 거에요. 집에 와서 아이가 그걸 일기에 썼어요. 일기에 쓰면서 '이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은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라고 써 있더라고요. 저는 요즘도 생각해요. 험한 세상에 두 딸을 키우기가 보통일이 아니다, 라고요.   

Q | 아이들 먹을거리는 어떤지.

: 옛날보다 불량식품 종류도 많아진 것 같아요. 일단 자기들 돈으로 살 수 있을 정도로 싸니까.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쓰죠. 적은 돈이 모이면 더 무섭다고 여러 번 사먹으면 그것도 큰 돈이잖아요.  또 그것 때문에 학교에 돈을 가져오니까. 그것도 문제예요. 돈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애들아 눈 감아, 손들어, 집에 못가. 이런 거 하시는 거죠. 아예 돈을 안가져 갔으면 좋겠어요.

: 저희 국민학교 때 있었던 일이 지금도 일어나는 군요. 

: 맞벌이를 하면 아이들이 돈이 더 많은 거 같아요. 일종의 보상심리겠죠.

: 저희는 학교가 언덕에 있거든요. 위치상 문방구가 하나에요.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유해문방구에요. 선생님도 거기 가지 말라고 한대요. 언덕 밑에는 깨끗한 문방구가 있는데, 거기에는 그런 걸 아예 가져다 놓지 않더라고요. 근데 오히려 불량식품 파는 문방구에 아이들이 더 붐비죠.

: 저희 학교는 문이 세 개니까 하나라도 잠그고 CCTV를 늘리면 관리하시기 편할 거 같다고 말한 적 있어요. 그런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주변에 상인들이 있으니까. 반발이 심하대요. 문이 열려야 아이들이 가게에 많이 가니까요.   

Q | 그 밖에 불안한 건 없는지. 

: 토요일날 하교시간에 학교 앞에 가 보면, 굉장해요. 아이들을 대상으로 치킨 가게나 교회에서 나눠주는 게 많더라구요. 이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아이들 지나가는 데 흐름만 방해할 뿐 아니라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거 같아요. 

: 둘째가 울면서 전화한 적 있어요. 학교 앞에서 연락처를 적으면 막대사탕을 주는 거 같더라고요. 저희애가 전화번호를 안적어줬대요. 그랬더니 애한테 욕을 하더래요. 

: 저도 학교 앞에서 교통정리를 할 때가 있어서 가게 되면, 그런 분들 오지 못하게 하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들은 학교 밖에서 하는 건데 왜 그러냐고 해요. 근데 거기는 스쿨존이잖아요. 거기서는 그런 행위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권력으로 못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건 호객행위거든요.

: 그런 호객행위 많아요. 애들한테 몇 명 모아오면 뭐 해주겠다는 게 참 많더라고요. 학교 후문에 총이랑 자전거 등 진열을 해놓고 아이들한테 몇 명 모아오면 이런 것들 준다고 하는 거죠.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 모텔 같은 시설은 법적으로 제재가 있지만, 이런 거는 미묘하게 법에 안 걸리는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많이들 하더라구요. 워낙 많으니까 아이들 안전에도 문제가 되죠. 특히 토요일날은 모든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길 중간에 그런게 있으니까. 작은 아이들은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리고 하죠. 

: 아침에 그런 거 가지고 싸우는 거 많이 봤어요. 특히 차로 아이 데려다 주는 부모랑 아침에 학교 앞에서 교통정리 하시는 분이랑 실랑이를 많이 벌여요. 차 가진 부모는 조금 더 아이를 학교 가까운데 내려놓으려고 하고, 교통정리 하는 분은 스쿨존이라 안된다 하고. 보기는 안좋더라구요.  

: 아이 아빠도 그런 적 있어요. 아이가 1학년 때 차로 데려다 주는 데 못 지나가게 하더래요. 그래서 조금 말다툼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속으로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교통사고라는 게 정말 한 순간이거든요. 스쿨존은 그야말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녀야 하는 절대적인 공간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Q | 우리 아이들은 행복할까?

: 제가 오늘 오다가 잡지를 봤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요. 한국 학생들이 자살을 많이 한다는 기사더라고요.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래요. 

: 저희 애도 중 1때 같은 학교 3학년 학생이 자살을 했어요. 아빠한테 성적 때문에 혼났나 봐요. 그것 때문에 자살했는데 그 얘길 들으니까 애한테 공부하라는 소리를 못하겠더라고요. 

: 정말 공부가 문제가 아니네요. 

: 저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재밌었니?' 제일 먼저 물어봐요. 우리 애는 행복하다고 해요. 일기장에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 남자앤데도 얼마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으면 그렇겠어요. 

: 선생님도 알림장 밑에 글 써주시거든요. 근데 굉장히 표현이 많데요. 저는 결혼할 때 4대가 같이 살았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영향이 컸던 거 같아요. '그냥 키워. 잔소리 안해도 다 해.' 그러시니까 그냥 키웠죠. 아이들 행복을 생각하면, 부담 줄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 사실, 이 모든 게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거잖아요. 부모들도 그렇지만, 정책을 세울 때도 아이들의 행복을 좀 더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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