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팬인 엄마 덕에 남미에서 서울까지 왔죠

admin

발행일 2010.07.19. 00:00

수정일 2010.07.19. 00:00

조회 4,420

여름 소낙비가 잠시 더위를 식혀준 오후, 서울 충정로에서 '외국인 춘향이'를 만나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 관람했던 글로벌 뮤지컬 '춘향전'에서 한국 배우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기풍과 도도함을 한껏 발산했던 방송인 아비가일 씨를 만났다. 그녀의 첫인상은? 하얀 이가 드러낸 채 스스럼 없이 웃는 얼굴이 꽤나 앳되게 보였다.

- 서울에는 언제 어떻게 오게 됐는가?

어머니의 권유로 2005년에 서울에 왔다. 파라과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가 대학은 서울에서 다니라고 하셔서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는데 현재는 잠시 휴학 중이다.

- 어머니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라고 하셨다니 특이하다.

사실 어머니는 나보다 3년 먼저인 2002년에 서울에 오셨다. 지금도 서울에서 번역과 통역 일을 하고 계신데, 한국인에 대하여 남다른 애정이 크시다. 어머니는 10살 때부터 이웃으로 이민 온 한국인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셨는데, 그 때부터 한국 문화와 언어를 자연스레 배우게 되셨다고 한다.

- 휴학을 한 것은 방송 출연 때문이었나?

그렇다. '미녀들의 수다'에 고정으로 나왔었고, 지금은 외국의 문화를 비교체험하는 '그곳에서 살아보기'에 출연 중이다. 곧 2주간 몽골로 촬영을 떠날 예정이다. 최근에는 뮤지컬 '춘향전'에서 주인공 성춘향 역할을 맡기도 하였다. 여러 가지 체험을 하는 것은 재미있지만 아직도 부끄러움 타는 성격 때문에 어색하다. 간혹 시내를 나가 돌아다니면 누군가 그 다음날 내 미니홈피에 들어와 어디서 누구랑 무엇을 하는 것을 보았다며 글을 올린다. 너무 놀랍기만 하다.

- '춘향전'의 성춘향이란 인물에 대해서 한마디로 말한다면?

춘향은 독하고 인내심이 있지만 순결과 정절을 지키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변사또의 명령을 거부하는 강한 면이 있으나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고 효도를 하는 예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 서울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Asuncion)은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가?

비슷한 점은 사람들이 정이 많고, 남을 잘 도와준다는 것이다. 또한 파라과이 사람들도 한국인들처럼 축구를 좋아한다. 아마도 한국보다 더 열광적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남자라면 누구나 축구를 하는 게 일반화되어 있다. 다른 점은 서울은 출퇴근시간에 붐비고 바쁘게 움직이지만, 아순시온은 인구 50만 명의 조용한 도시라는 것이다. 서울과 달리 유적이 거의 없고, 지하철도 없어 출퇴근 시간에도 밀리지 않고 한적한 느낌이 든다.

- 서울에서 즐겨 가는 곳은 어디인가?

명동, 동대문시장, 그리고 홍대입구다. 특히 홍대 근처는 쇼핑부터 식당, 카페, 공연장까지 모든 게 다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품 구성에 가격도 저렴한 것부터 비싼 것까지 모두 진열되어 있어 외국에서 온 친구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다.

- 서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전통건물과 자연이 조화된 공원들이 근처에 많다. 월드컵경기장, 월드컵공원, 독립문, 덕수궁, 비원을 가보았는데 전망도 좋고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다. 서울은 현대화된 도심 속에 궁의 조화가 돋보이는 곳이다.

- 서울 생활하면서 외국인으로서 불편한 게 있다면?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다. 다만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술 마시는 것 등 주변 사람 눈치를 많이 보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술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마셔야 하나 단체로 함께 해야 하고, 적당히 즐겨야 하는데 새벽까지 과음을 즐긴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받지 못하는 것 같다.

- 한국 남자에 대한 느낌은?

다소 보수적인 성격이나 책임감은 강하다. 또한 표현을 많이 하지 않아 무뚝뚝한 편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한국을 좋아하시다보니 내가 한국 남자와 결혼하길 원하신다.

- 향후 서울에서 계속 꿈을 펼칠 것 같은데, 어떤 계획이 있는지?

지금의 방송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아울러 취미로 하는 악기도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

시민기자/조영관
choyk43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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