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유전될 가능성 50% 이상인 병?

홍윤호

발행일 2013.02.08. 00:00

수정일 2013.02.08. 00:00

[서울토톡] 긴장성 근이양증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유전성 퇴행성 질환입니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나, 증상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처치로 합병증을 피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근위약(근력 저하)과 근긴장 이상(뻣뻣함, 근육 이완의 장애), 근위축 등 근육 관련 증상들로 약물 및 물리 치료가 얼마간 도움이 됩니다.

긴장성 근이양증은 골격 근육만 침범하는 질환은 아닙니다. 심장과 눈, 소화기, 생식기, 내분비, 뇌 등 신체의 여러 기관에 이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표 참조). 따라서 각 신체 장기의 이상 증후에 대해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심장 부정맥에 대해 인공심박동기를 삽입한다거나, 백내장에 대한 수술적 치료, 당뇨병에 대한 약물 치료 등이 있습니다.

긴장성 근이양증은 크게 제1형과 2형으로 나누는데, 1형에 비해 2형의 증상이 다소 경미한 편입니다. 그러나 예후는 심지어 한 가족 내에서도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여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환자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경미한 근 긴장 이상(뻣뻣함)만을 보이는가 하면, 다른 환자는 젊은 나이에 호흡 곤란과 심장 질환으로 사망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발병 연령이 적을수록 증상이 심한 편입니다.

긴장성 근이양증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 양식을 따르는 유전 질환인데, 이는 자녀에게 본인의 유전자 이상이 전달될 가능성이 50%라는 것을 뜻합니다. 제 1형은 19번 염색체의 DMPK 라는 유전자에서 CTG 라는 연속된 세 염기의 이상 반복이 원인입니다.

정상적으로는 CTG 반복 서열이 5~37회 정도인데, 환자에서는 50회 이상, 많게는 수천 이상으로 증가되어 있습니다. 반복 횟수가 클수록 증상이 더 심하고, 세대를 거듭하며 반복 회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 2형은 3번 염색체의 ZNF9 유전자의 CCTG 라는 네 염기의 이상 반복이 원인입니다. 정상적으로는 10~26회 인데, 환자에서는 75회 이상으로 증가되어 있습니다.

진단은 특징적인 임상 증상과 증후, 가족력을 확인하고, 근전도 검사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진합니다. 유전자 검사를 하는 이유는 확진을 통해 불필요한 검사와 불안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전신 마취 및 임신에 관련된 위험과 관련하여 미리 대비할 수 있고, 가족구성원의 검사와 출산에 대해 유전자 상담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혈연관계에 있는 가족들 중 증상이 없다고 해서 해당 유전자 이상이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중년 이후에야 발병할 수도 있고, 증상이 매우 경미한 경우에는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본인도 눈치 채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염기 서열 반복 횟수가 정상인과 환자의 중간 범위에 있을 때에는, 다음 세대에 이르러서야 증상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는 가족도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하는가는 좀 복잡한 문제입니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는 의학적인 문제 외에도 심리적, 사회적, 윤리적인 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녀에게 유전자 이상이 전달될 가능성과 산전 진단, 출산과 관련해 어려운 의사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위 정보는 긴장성 근이양증(Myotonic dystrophy)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으로 환자는 담당 의사와 진단 및 치료에 대해 상의하여야 합니다.

■ 긴장성 근이양증의 증상

신체기관	이상
골격근	근위약, 근육이완 장애(뻣뻣함, 근 긴장), 근 위축
심장	부정맥, 심근비대, 저혈압, 돌연사
호흡기	폐렴, 수면무호흡증
소화기	연하곤란, 과민성대장증후군, 담석
신경계	인지기능장애, 행동 장애, 주간과다 수면, 손 발 저림
생식기	고환 위축, 조기 폐경, 불임
내분비	당뇨병
피부	대머리, 양성종양
눈	백내장, 망막이상, 안검 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