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서울 알리며 보람 느껴요
admin
발행일 2010.04.21. 00:00
- 서울에는 언제 왔고, 서울 시청에는 어떤 계기로 근무하게 됐나? 중국 베이징에서 성장했고, 2000년 대학 재학 중에 부산의 경성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처음 왔다. 그 후 한국에 대한 매력을 느껴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석사로 공부하게 됐다. 2007년 서울시에서 외국인 전문가를 공개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 현재 시청에서 근무하는 유일한 중국인으로 알고 있다. - 시청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는가? 중국인들이 서울에 많이 올 수 있도록 서울을 홍보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내의 언론 및 온라인 업체들과 연계하는 업무인데, 특히 블로그(http://blog.sina.com/17seoul)를 만들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민간외교의 역할을 한다. 블로그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일반적인 자료나 홍보성 자료만으로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일일히 발로 뛰면서 내가 느끼는 서울을 담았기에 반응이 좋다. 초기에는 일일 조회수가 50명도 안 됐는데, 지금은 하루 5000여 명일 때도 있다. 누적 조회수는 1,032,979명이다. 최근에 제일 많이 본 글로 화이트데이 때 서울 길거리 경치를 찍어서 올린 게 있는데 3일만에 79,821명이 봤다.(http://blog.sina.com.cn/s/blog_536d6a520100hcou.html) 작년 4월 중국 최대 온라인 포탈업체인 시나(Sina)와 블로그 사업에 대한 MOU 체결을 성사시킨 것이다. 'Sina'는 한국의 네이버나 다음(Daum) 같은 업체로 중국의 인구 수를 생각할 때 엄청난 조회수와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중국과의 거래는 돈 이상으로 꽌시(關係, 관계)가 가장 중요한데, 내가 중국인이기에 중국 현지인이 신뢰를 가지는 강점이 있었다. 우리는 '호랑이를 잡는다'는 표현을 쓰는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큰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가 필수다. 작년에는 중국 파워블로거들을 서울에 초청하는 행사도 기획했다. 그들이 쓴 글의 효과가 어땠을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서울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한마디로 쇼핑하기 좋은 도시다. 명품도 신제품이 모두 있고, 좋은 상품을 알뜰하게 살 수도 있다. 영화만 보더라도 서울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신작이 개봉되는 도시다. 중국은 쇼핑할 곳이 많지 않아서 부자들은 홍콩, 일본, 한국으로 관광을 간다. 서울은 개방적이며 치안이 잘 된 도시로, 특히 젊은 중국여성들이 관심을 갖는다. - 서울과 중국의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가? 언뜻 보기에는 건축양식도 비슷하고 사람의 외향도 크게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베이징은 정치적 중심지이자 역사적인 도시다. 골목골목마다 역사적인 냄새가 강하게 살아 있다. 그런 반면 전체적으로 건물들이나 도시 전체가 사람을 무시하고 압박하는 느낌이다. 상하이는 고층빌딩이 너무 높아 도시가 답답한 느낌이다. 그에 비할 때 서울은 높은 건물과 낮은 주택이 적당히 공존하는 도시로 편안한 느낌이다. 베이징과 달리 시민을 위한 도시 같다.
식사할 때 불편하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 빨리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먹다 보면 나는 이제 밥알을 씹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식사가 거의 끝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차라리 혼자 먹기도 한다. 그런데 또 여자가 혼자 먹는 것을 못 참아 해서 다들 매번 같이 가자고 한다. -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즐겨 가는 곳은 어디인가? 스트레스가 쌓이면 종종 잠실 롯데월드와 석촌호수에 혼자 간다. 롯데월드의 연간 회원권을 끊은 적도 있다. 중국의 유사한 장소들과 비교해 롯데월드는 거대하지는 않지만 도심 한가운데 있고 공간 배치를 잘하여 원하는 것은 그 안에 다 있어 좋다. - 상하이 EXPO의 한국 홍보대사가 장나라 씨인데, 서울시의 홍보대사로 중국 유명인을 추천한다면? 온라인 홍보가 요즘 대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30대 중반의 여성으로 영화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서정뢰를 추천한다. 온라인 매체를 4개나 가지고 있으며 온라인 블로그에 하루 2억 7천명이 다녀가고, 팬클럽이 많아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 - 온라인 업무를 하면서 반한(反韓) 성향을 가진 댓글을 만난 적은 없었나? 블로그 운영 초기에는 악성 댓글도 있었지만,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었기에 얼마 지나니 거의 없어졌다. 지금은 오히려 서울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댓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다만, 한국 남자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도 안 좋은 편이다. 아무리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꽃미남들이 인기가 있어도 그건 그거고, 가부장적이며 남성우월의식이 있다는 이미지는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중국에서는 여성이 조금도 차별 받지 않는다. - 카메라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들었다. 서울에서 카메라로 담기 가장 좋은 곳을 추천한다면? 우선 시청 근처다. 구석구석 볼 게 너무 많다. 가끔 데모도 볼 수 있는데 그것조차 중국인들에게는 볼거리다. 중국에서는 시위를 하면 소리소문 없이 잡혀가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다. 관광객들은 이런 광경을 보면서 서울의 시민 문화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한다. 다음으로는 삼청동이다. 거기에는 작고 개성 있는 개인 커피숍이 많은데, 중국에는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 기업형 커피숍만 있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 젊은이들에게는 '커피 한 잔의 여유'가 희망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마지막으로 활기가 있는 대학로다. 그곳은 언제 가봐도 색다른 것이 있다. - 서울이 조금 더 글로벌화가 되기 위해서 제안을 한다면? 도로표지판이 부족하다. 중국 친구들이 서울에 와서 다니다보면 지적하곤 한다. 중국어 표지판이 아니라도 좋으니 적어도 영어표지판이라도 잘 되어 있으면 좋겠다. 조만간 중국인 관광객들은 단체관광에서 2~3인 개인관광의 시대로 옮겨갈 추세다. 단체관광의 경우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의 질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인 것도 있고, 서울에 관해 중국인들이 알면 알수록 개별적으로 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를 준비해야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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