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에 열광하는 태국인들, 지금 몰려옵니다

admin

발행일 2010.03.31. 00:00

수정일 2010.03.31. 00:00

조회 5,376

꽃샘추위에 하얀 눈발까지 조금씩 내리던 지난 26일 오후, 태국인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쥬라펀(34세) 씨를 만나기 위해 조영관 시민기자는 서울 동대문 쇼핑센터를 찾았다. 환한 조명이 있는 옷가게에서 관광객에게 열심히 설명을 해주는 생기발랄한 그녀의 직업은 여행 가이드. 계속 되는 일정에 인터뷰 시간을 잡기가 어려워 관광객 안내 시간에 동행 취재를 감행했고, 밀리오레·한식당·호텔까지 함께 이동하며 늦은 시간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 어떻게 서울과 인연을 맺었는가?

태국에서 오랫동안 여행사 직원으로 일을 하면서 한국 관광객 가이드를 했다. 관광객으로 온 손님이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여 2004년에 서울로 왔다. 남편은 평범한 직장인이며, 5살과 2살의 아이들이 있다. 현재는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혹시라도 외국인 며느리라 불편한 점을 느끼실까봐 더욱 노력하게 된다.

- 서울을 찾는 태국 관광객이 계속 증가한다는데 이유는?

태국에서도 한국 열풍이 있다. 가수, 영화, 드라마(대장금, 주몽,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의 인기는 대단하다. 태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에 가고 싶어 한다. 얼마 전에는 2PM이 태국 과자 광고를 찍었는데 매출이 몇 배나 증가했다. 특히 태국인은 예쁘게 생긴 한국남자를 좋아한다(웃음).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권상우 씨다. 내 핸드폰 벨소리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다.

- 관광객들은 서울에 오면 어디를 가고 싶어 하나?

명동, 동대문 등 한국 물건을 구경하고 살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쇼핑센터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과 포장이 좋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서울타워와 홍대 앞 음식점과 밤거리를 즐겨 한다.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즐겨 가는 곳은 찜질방이다. 한국에서 남편과 첫 데이트한 장소는 에버랜드였다.

- 한국 사람과 태국 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태국인과 한국인은 모두 정이 많다. 태국도 친구들끼리 밥 사주고, 선물하고, 많이 나누는 문화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친한 사람에게는 정을 많이 주지만, 낯선 사람에겐 매우 거친 것 같다. 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도 반기고 굉장히 친절하다. 서울 사람의 특징은 급하다는 것. 항상 바쁘고 시간에 쫒기는 느낌이 있다. 한마디로 태국 문화는 ‘손님은 왕’이지만, 한국문화는 ‘한국사람이 최고’라는 것이다. 태국에선 손님이 잘못을 했어도 손님편을 들며 보호하는 편이고, 한국은 손님보단 한국인을 우선적으로 보호한다.

- 관광시 불편사항이나 안 좋았던 경험은?

한국 사람들은 무뚝뚝한 편이다. 대답도 잘 안하고 인종차별도 있다. 늘 후불결제인 한국 회사에서 갑자기 선불을 해야 한다고 우겨서 말다툼을 한 적도 있다. 손님인 나에게 “돈 낼래, 안 낼래, 안 내면 신고할 거다”라는 식으로 막 대했는데, 영수증조차 없었다. 내가 외국인이라 그런 차별을 받는 것 같아 많이 서러웠던 기억이 있다. 첫째 아이 학부모모임에 혹시라도 외국인이라 소외당할까 조금 걱정 된다.

- 관광 대상층은 누구인가?

오늘 관광객은 태국 학교의 교장과 교감 등 선생님 30명으로, 한국의 교육환경을 보러 왔다. 보통은 20~30대가 많이 온다. 관광객은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 특히 결혼한 주부들이 많다.

- 서울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놀이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고, 지하철로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 관광할 장소가 많고, 구경할 것과 먹을 것도 많다. 서울은 건물, 백화점, 사람들, 음식 등이 참 깨끗하다. 태국보다 비싸긴 하지만 예쁜 물건이 많고 종류가 많아 관광 오기에 좋은 도시다.

- 보다 글로벌화된 도시 서울을 위해 관광 가이드로서 제안할 게 있다면?

사람들의 인상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좀 더 자상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필요하다. 외국인에게 마음을 좀 더 열고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탁할 게 있는데,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더 갖추었으면 한다는 점이다. 같은 외국인이더라도 동남아시아인을 낮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못다한 이야기

쥬라폰의 가이드를 받던 관광객들에게 현장에서 깜짝 인터뷰를 해봤다.

1) 태국명소 추천 4: 푸켓 섬, 그라비 비피 섬, 파타야, 방콕 왕궁
2) 한국음식 Best 3: 갈비, 닭갈비, 비빔밥
3) 한국쇼핑 Best 4: 김, 인삼, 수저, 화장품

작년 한국을 방문한 태국인 관광객은 19만명으로, 외국 국가 중 4번째 순위다. 하얀 눈을 서울에 와서 처음 보았다며 기뻐하던 태국인 관광객들. 한국에 대한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인데, 기자가 함께 간 쇼핑센터 상인들은 그들에게 가격을 확인하라며 계산기를 던지는 불손한 태도를 보였다. 태국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그들이 학교로 돌아가서 아이들에게 뭐라 말할 것인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시민기자/조영관
choyk434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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