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머리감으면 두피 속 말리세요

이종희

발행일 2011.06.10. 00:00

수정일 2011.06.10. 00:00

조회 5,800

어느 날 기분 좋게 헤어스타일을 바꾸어보려고 미용실에 갔다가, “원형탈모가 있으시네요.”하는 얘기를 들었을 때의 놀라움이란!!

원형탈모반원형탈모는 전 인구의 약 2% 정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두피에 원형의 탈모반으로 나타나며 1~2개 생기는 것은 조기에 치료하면 대개 예후가 좋아서 잘 낫는다. 원형탈모는 본인이 발견하는 경우보다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하다가 얘기를 듣고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원형탈모 환자의 약 20%에서 최근 3~6개월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이 알고 있듯이 스트레스와 매우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약 25%에서는 재발할 수 있으며 재발을 자주 하거나, 탈모반이 여러 개 생기면서 합쳐지는 듯한 양상이 있는 경우에는 유전적인 소인과 함께 자가면역질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사와 함께 치료가 필요하다.

여성의 모발은 남성보다 머리숱이 일반적으로 많지만(남:여 122:135) 모발의 두께는 더 가늘다. 잦은 파마, 염색으로 손상되기 쉬우며 빈혈, 영양 불균형, 다이어트, 임신, 출산, 피임약 복용 등이 탈모를 촉진시키는 경우가 많다. 피부과를 내원한 여성 탈모 환자에서의 70~80% 정도가 철결합단백질이 감소해 있는 등, 영양 불균형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교정해주면 탈모가 서서히 좋아진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두피가 가렵고 붉고 때로는 비듬을 동반하기도 하는 지루피부염의 빈도가 높다. 두피는 모발이 나게 하는 토양과 같으므로 깨끗한 두피를 유지하는 것이 탈모 예방에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염증성 두피가 있을 경우, 탈모 증상이 시작되거나 기존의 탈모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두피를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두피의 염증과 함께 발생한 원형 탈모반머리를 감을 경우 빠지는 모발은 2~3개월 전부터 빠질 모발이었으므로, 머리를 매일 감는 것과 2~3일에 한번 감는 것은 모발이 빠지는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두피가 더러워지고 두피의 염증을 유발하여 탈모를 촉진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한 번이나 이틀에 한 번 정도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을 경우에는 샴푸로 두피와 모발을 잘 마사지하고 나서 깨끗한 물에 잘 헹구도록 한다. 장기간 비누로 머리를 감게 되면 비누 입자가 모공 입구를 막아 모발을 가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비누보다는 각자의 두피 특성에 맞는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여러개가 발생하거나 머리띠라인에 발생하는 원형탈모반은 잘 낫지 않는다.저녁에 머리를 감고 잘 경우, 두피속을 잘 말리지 않고 자게 되면 두피가 축축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반드시 두피를 잘 드라이를 하고 자도록 한다.

탈모가 있을 경우에는 원인 질환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전문의의 진단이 꼭 필요하다. 미용실에서 하는 두피 관리의 경우 두피를 청결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만, 질환(자가 면역질환과 연관된 미만성 탈모 및 원형 탈모, 호르몬 영향에 대한 탈모 등)과 관련된 경우에는 두피 관리만으로 탈모가 치료되지 않기 때문에 꼭 전문의의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모가 있을 경우 원인에 따라서 치료법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인 원형 탈모의 경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제를 도포하거나 병변내 주사 요법을 3~4주 간격으로 한 번씩 받으면 3~6개월에 걸쳐서 완치될 수 있다. 두피에 염증이 있거나 다른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두피 치료를 먼저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전신 질환과 관련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가 같이 행해져야 한다. 드물게 원형탈모가 계속 진행하여 두피 전체의 탈모로 진행할 수 있으며, 눈썹이나, 겨드랑이, 음모 등에도 털이 없어지는 경우에는 면역 치료가 필요하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한 두피와 함께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영양의 불균형이 있을 경우에는 미만성 탈모가 생길 수 있으므로, 균형잡힌 식사가 필요하다. 동물성 기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포화지방상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혈액내에 남성 호르몬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좋지 않다. 고단백 음식과 오이, 해초류 증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함유한 음식, 항산화제 성분이 많은 녹차, 콩류 등등이 탈모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 담배는 모든 질환에서 그렇듯이 탈모를 촉진하게 할 수 있으므로 당연히 끊어야 하는 대상 일 순위이다. 올바른 식습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즐거운 생활, 청결한 두피, 금주와 금연이 탈모를 예방하는 첫 걸음이다.

글/이종희(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피부과 서울의대 교수)

#질병 #건강 #탈모 #원형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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