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땀 날 정도로만, 과격한 운동은 금물!
정용진
발행일 2011.05.06. 00:00
최근, 별다른 증상 없이 건강 진단에서 간기능 검사치에 이상이 있거나 만성 피로, 우상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분들이 많다. 문제는 이들 중 지방간(脂放肝)으로 진단받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정상 간의 경우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정도인데, 이보다 많은 지방이 간에 축적된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방간의 실제 유병률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진 것이 없으며, 미국의 경우 한 보고에 의하면 유병률이 약 20% 전후라고 한다. 아무래도 미국에 비만환자가 월등히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는 이보다 적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의 식생활이 서구화 하면서 비만 인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므로 유병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지방간은 술과 관련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최근에 비만과 관련된 지방간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한 보고에 의하면 지방간의 유병률이 체중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비만지수로 인용하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가 30 이상일 경우 약 2/3에서 지방간이, 체질량 지수가 39이상인 경우 무려 90%에서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는 한다.
지방간 환자는 증상이 없고 외관상 건강해 보이는 경우가 많으나 피로감, 우상복부 불쾌감 등이 있는 경우도 있다. 검사 소견도 그리 나쁘지 않아서 ALT치(간염 수치)가 약간 올라가 있는 정도이다. 이렇게 혈액 검사상 경미한 간 기능 검사 이상이 보이고 비만인 경우에 우선 지방간을 의심할 수 있으며,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지방간은 간초음파 검사에서 정상보다 간이 더 밝게 보이며, CT 검사에서는 더 어둡게 보인다.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음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요인을 교정하거나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즉 알콜성 지방간의 경우는 금주해야 하며, 비만에 기인한 것이라면 운동이나 식이 조절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다면 의사의 지시 하에 적절히 이를 치료하여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을 중심으로 규칙적으로 적어도 주 3~4회 이상 적어도 30분 이상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정도는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좋으며 과격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한 식이요법을 알아보도록 하자. 지방간은 간에 과다한 지방이 축적돼 생기는 것으로 이는 칼로리 소모보다 칼로리 섭취가 많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결국 칼로리 소모가 섭취보다 많도록 해야 하는데 이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함으로써 가능하다. 식이의 종류에서 높은 혈당지수 (glycemic index)를 가진 음식의 섭취가 비만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혈당지수란 섭취한 탄수화물에 함유된 당분이 체내에서 소화, 흡수되는 속도, 즉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최근의 한 동물실험에 의하면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투여했을 경우 지방간이 더 쉽게 생긴다고 한다.
식단을 구성할 때는 전체적인 칼로리를 줄이며, 지방 및 당질의 과잉섭취를 금하고 단백질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지방을 간 밖으로 빼내는 지단백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천천히 먹도록 하고, 야식을 피하고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보다는 물이나 녹차 종류를 먹는 것이 좋으며, 흰쌀밥보다는 현미밥이나 잡곡밥 식빵보다는 호밀빵을 먹는 것이 좋다. 그 밖에 피해야 할 것으로는 사탕, 꿀, 초콜릿, 라면, 도넛, 케이크, 삼겹살, 갈비, 닭 껍질, 햄, 치즈, 땅콩, 콜라, 사이다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간 자체 때문에 간장약을 복용하지는 않으며 간기능 검사상 이상이 있을 경우에 복용할 수 있다.
알콜성 지방간의 경우 금주 등의 생활습관 개선 없이 계속 술을 마실 경우에는 만성간염,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다. 비만 등에 의한 비알콜성 지방간의 경우는 단순한 지방간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으나 염증이 지속되는 지방간염일 경우에는 간경변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및 감시와 치료가 필요하다.
지방간 환자는 가끔 피로감, 우상복부 불쾌감 등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자주 과음을 하거나, 과체중이나 비만이고, 또한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하는 중이라면 간단한 검진(간기능 검사, 간초음파)을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어떻게 보면 아주 상식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술을 마시더라도 절제된 음주습관을 가지면 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한 식단 위주로 음식을 섭취하면서 꾸준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지방간을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글/정용진(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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