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만든 가장 맛있는 음식은?
서울톡톡
발행일 2014.04.03. 00:00
[서울톡톡]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쌀은 오랫동안 가장 귀한 식재료였다. 이 귀하고 소중한 쌀로 만든 가장 맛있는 음식이 바로 떡이다. 떡은 명절뿐 아니라 제례, 혼례, 연회 등에 늘 쓰였으며 그때마다 다양한 모양과 다른 맛으로 상에 올랐다. 특히 임금님이 계시던 도읍지인 서울지역의 떡은 다른 지역의 것보다 모양이 아름답고 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
가난한 탓에 명절에도 떡을 해 먹지 못해 탄식하는 부인을 위해 거문고로 떡방아소리를 들려주었다는 백결선생의 얘기는 잘 알려진 고사이다. 그만큼 우리 민족의 떡 사랑은 특별했다. 우리 민족은 사계절 내내 떡을 만들어 먹었으며 특히 시절식이라 하여 명절이나 절기마다 다른 떡을 만들어 먹었다.
사시사철 떡 잔치
설날엔 가래떡으로 만든 떡국을, 대보름엔 약식을 먹었으며 음력 2월 1일은 중화절이라 하여 일꾼들에게 커다란 송편을 빚어 대접했다. 삼월 삼짇날에는 진달래 화전을, 한식에는 쑥으로 만든 쑥단자나 절편을 먹었다. 사월 초파일에는 느티떡을, 단오에는 수리취떡을, 유두에는 꿀물에 경단을 넣은 원소병으로 더위를 달랬다. 더위가 절정에 달한 삼복에는 술로 발효시킨 증편을 먹었는데 더운 여름에도 쉽게 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석에는 햅쌀로 송편을, 중양절에는 국화로 국화전을 만들었다. 상달이라 부르는 시월은 한해 농사의 수확을 감사하며 팥시루떡을 쪄서 고사를 지냈으며 동지에는 찹쌀 경단을 넣은 팥죽으로 귀신을 쫒았다. 동지가 지나고 납일이 다가오면 멥쌀떡에 팥소를 넣어 골무모양으로 빚은 골무떡을 만들어 먹었다.
탄생부터 죽음까지 떡과 함께
아기가 태어나 자라 혼례를 치르고 노인이 되어 운명을 달리 할 때까지 인간의 모든 순간에 떡이 함께한다. 아기의 백일이나 돌에는 백설기, 붉은 차수수경단, 오색송편을 올렸다. 또 붉은 차수수경단은 아이가 열 살이 될 때까지 생일마다 만들어 먹였는데 귀신이 무서워하는 붉은색으로 아이의 인생에 있을 불운을 미리 막아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당에서 책을 뗄 때마다 책거리라 하여 송편을 만들었고 성년례 때도 각종 떡과 약식을 만들어 축하했다. 혼례 때는 찹쌀로 만든 팥시루떡의 일종인 봉치떡을 쪘고, 달떡, 색떡도 만들었다. 회갑에는 백편, 꿀편, 승검초편을 만들어 고임상에 괸다. 나이가 들어 죽고 난 뒤에는 제례를 통해 떡을 대접받는데 이때 주로 오르는 떡은 녹두고물편, 꿀편, 거피팥고물편 등으로 역시 상에 고이고 그 위에 웃기떡을 얹는다.
궁중 행사의 주인공 진귀한 떡
서울의 떡이라 하면 궁중에서 먹던 떡을 들 수 있다. 궁중에서 열리는 연회, 제례에서 떡은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의궤에 따르면 녹두, 승검초, 거피팥, 석이 등을 넣어 각각 멥쌀, 찹쌀로 찐 시루떡들과 석이단자, 쑥단자, 주악, 연산삼 등의 50여 가지 병과가 상에 올랐다 한다.
이중에 색과 모양이 가장 화려한 떡은 '웃기떡'일 것이다. 웃기떡의 큰 의미는 회갑, 혼례 등의 연회 때 쓰는 장식용 떡을 뜻한다. 색을 들인 멥쌀 떡 반죽으로 꽃, 새 등 예쁜 모양을 빚어 나뭇가지에 꽂는 색떡도 웃기떡의 한 종류이며 색을 들인 찹쌀반죽을 기름에 지져 곶감채, 대추채 등을 얹어 장식하는 화전이나 웃지지도 웃기떡이다. 주악, 경단 등도 웃기떡으로 많이 쓰이는 떡이다.
생긴 모양을 따서 봉우리떡이라고도 불리는 두텁떡은 궁중에서 임금님의 탄신일에 주로 만들던 떡이다. 시루처럼 켜로 앉히는 게 아니라 고물 위에 쌀가루와 소를 소복하게 얹어 앉히므로 품과 재료가 많이 든다. 들어가는 재료도 다양한데 거피팥고물은 계핏가루, 후춧가루 등으로 양념하고 밤, 대추, 호두 유자청으로 완자를 만들어 소로 쓴다.
■ 임금님과 떡 이야기 ![]() |
글_정희선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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