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고령, 여자라면 더 조심하세요

정인목

발행일 2010.10.22. 00:00

수정일 2010.10.22. 00:00

조회 3,200


잦은 찜질과 뜨거운 샤워를 오래 하는 것도 발병의 원인

바쁘고 활력적으로 생활하는 현대인의 인체를 지지하는 다리의 건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종아리나 허벅지에 푸른 혈관들이 굵게 보이거나 도드라지면 하지 정맥류를 의심할 수 있다. 하지 정맥류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지만 주로 오후나 밤에 다리가 붓고 둔한 통증이 있으며 무거운 느낌이 있고 간혹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창피함과 통증 등의 증상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면 서서히 증상들이 악화되어 얇은 피부막을 통해 노출되어 작은 외상에도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부종, 피부변색, 피부염 및 피부 궤양 등 국소적으로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강조되고 있다.

하지 정맥류는 전 인구의 10~20%에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으나 증상이 있거나 미용적 이유로 실제로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발생하기 쉬운 위험군으로는 50세 이상의 고령, 여자(남자보다 5배 이상 많다), 여성 호르몬 및 유전적 요인 (30~50%)이 관계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이 증가해 정맥이 확장될 수 있으며 출산 후 대부분 호전되지만 20% 정도는 치료가 필요하다.

비만 및 일부 자세도 관련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장기간 서 있거나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정맥류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다리를 꼬고 앉고,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 지내는 등 다리 움직임이 적을수록 정맥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잦은 찜질과 오랜 시간 뜨거운 샤워를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오랫동안 앉아 있는 사무직 직장인 및 교사, 스튜어디스, 판매원 등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젊은 여성들도 하지 정맥류에 많이 걸릴 수 있다.

잠잘 때 다리를 올리는 자세 등으로 예방할 수 있어

하지 정맥류가 있거나 여러 위험요인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들의 정맥류 발생 및 악화를 막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1) 오랫동안 앉거나 서서 하는 일을 피한다.
(2) 걷거나 달리기, 수영 및 요가 등은 권장된다.
(3) 종아리 근육 펌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할 경우에도 다리 운동을 꾸준히 한다.
(4) 다리를 올린 자세로 수면을 취한다.
(5)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거나 뜨거운 곳에서의 과도한 노출을 피한다.
(6) 과체중을 피하고 너무 조이는 옷을 입지 않는다.
(7) 임신 중이나 직후, 수술 후. 하지부종이나 경미한 정맥류가 있을 경우에는 의료용 고탄력 압박 스타킹을 신는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고탄력 압박 스타킹 착용하는 것도 도움돼

이학적 검사, 도플러 초음파 및 필요에 따라서 CT 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하지 정맥류를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원칙이다.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개인 사정상 적극적인 치료가 어려울 경우, 고령 및 임신 등으로 치료가 불가능할 경우에 고탄력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기본 치료로서 병의 진행을 늦추고 혈전증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며 질환을 완치시키는 것은 아니다. 고 섬유질 음식을 섭취하고 다양한 약물이 소개되고 있으나 치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보다는 합병증에 대한 대증적인 치료에 한정되고 있다.

경미하고 판막부전이 동반되어 있지 않은 실핏줄로 나타나는 정맥류는 정맥 내에 경화제를 주입하는 혈관경화요법으로 증상의 호전과 미용 상의 만족을 도모할 수 있다. 환자는 외래에서 30분 이내에 간편하게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알코올로 소독 후 가느다란 주사기에 담긴 경화제가 주입되기 때문에 주사침에 따른 통증도 미미한 편이다. 경화제 주입 후 최소 2~3일 정도 시술 부위 압박을 한 후 약 4주 내지 8주간 고탄력 압박스타킹으로 압력을 유지시켜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치료 후 적극적인 보행이 필수적이며 한 번에 모두 시행할 수도 있지만 여러 부위인 경우 2~3주정도 간격으로 2~4회 시행할 수도 있다.

다리 앞, 뒤 복재정맥의 판막부전을 동반한 돌출된 정맥류에 대한 치료는 다양한 방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첫째, 전통적인 절개방법을 통한 고위 결찰술 및 발거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이 수술은 판막부전이 있는 복재정맥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으나 수술 후 다수의 흉터로 인한 미용적인 문제와 통증 등 빈번한 합병증 및 회복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다. 둘째로는 초음파 유도 하에 의한 복재정맥 화학적 제거술이 있으며 적절한 굵기의 복재정맥 폐색을 흉터 없이 시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수술법으로 레이저나 고주파 열을 이용하여 복재정맥 폐색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정맥 내에 가느다란 선을 삽입하여 레이저나 고주파 열을 발생시키면서 정맥 내강을 폐쇄시키는 방법으로 흉터가 적고 시술 후 통증이 적으며 조기 회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단점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으며 장기 효용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정맥류는 흔하고 생명과 관계가 없는 경한 질환이지만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진행될 경우 심각한 합병증과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양한 임상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 방법도 많을 뿐더러 여러 과의 의사들에 의해서 현재 치료가 시행되어 치료 결정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며 정맥류가 있을 경우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치료를 계획, 시행하고 꾸준히 관리해 줄 수 있는 숙련되고 경험 많은 혈관 외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정인목(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외과 서울의대 교수)

#하지정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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