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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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2.17. 00:00
1981년, 미국의 의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건강한 미국의 동성연애 남성들에서 폐포자충에 의한 폐렴,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 카포시육종 같은 특이한 암 등 일반인에게 발생하지 않는 일련의 질환군이 보고되었다. 이 사람들은 모두 혈액 질환이나 암과 같이 면역력이 약해질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면역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질환은 에이즈,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 (AIDS,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는 성 접촉(정액, 질분비액), 혈액, 모유 등의 체액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데 그 중 주된 전파경로는 성 접촉인데 동성애자들의 질환이라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나 세계 전체에서 이성간의 성 접촉이 가장 중요한 전파 경로다. 둘째, 감염인에게서 온 혈액제제를 받을 때에 전파될 수 있으며, 셋째로 의료 종사자들이 의료 행위 중에 감염인에게 사용한 주사 바늘에 찔리게 될 때 천 명 중 3명 꼴로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넷째, 감염인 엄마로 부터 아기로의 전파로, 주로 출산 전후와 모유 수유를 통해 감염될 수가 있다. 그 밖의 다른 체액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지만, 눈물, 땀, 소변으로 감염되는 경우는 없다. 다시 말해, 감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나 편견과 달리 일상적인 접촉, 악수, 가벼운 포옹, 식사 등을 같이 한다고 해서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3에서 6주가 지나면 발열, 인후통, 임파선이 붓는 등 급성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증후군이 50%에서 발생하나, 대부분 일반적인 감기 몸살과 비슷하여 진단이 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후 8~10년간 몸속에 바이러스가 숨어 있는 동안 밖으로는 나타나는 증상은 없지만 면역 조절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CD4 임파구를 비롯한 면역계 세포들을 감염시켜 서서히 파괴된다. (이러한 잠복 기간 동안에도 다른 사람에게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는 두꺼운 당화 단백질이라는 옷을 입고 있어 우리 몸에 외부 침입자들이 들어올 때 내부적으로 만들어지는 항체를 피할 수 있으며, 이렇게 들어온 바이러스는 사람의 몸에 들어온 지 수일에서 수주 이내에 자신의 유전정보를 사람 세포의 유전자 속에 끼워 넣으면서 영구적으로 잠복한다. (일단 잠복하게 되면 환자가 아무리 오랜 기간 동안 치료를 받아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1985년 지도뷰딘이라는 항암치료제로 폐기되었던 약제가 처음으로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이 밝혀진 이래, 1995년에는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약물의 병합요법)가 사용되었고 이후 치료 성적은 크게 향상되었다. 이제 더 이상 에이즈는 그 병 자체로 죽는 질환이 아니다. 바이러스 생활사의 다양한 단계를 막기 위한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들이 개발되어 미식약청에서 승인된 약만해도 6가지 기전의 20개 약제가 되고 지금도 개발 및 임상연구 진행 중에 있다. 2008년 국제에이즈치료의사협회의 조사 결과 중 한국 에이즈 환자의 응답을 보면, 정규직 고용상태가 19%로 전체나라 조사 평균인 28%인 것과 비교할 때 낮았고, 감염사실을 알리는 것이 두려운 이유로는 차별, 가족을 잃게 될 두려움, 향후 대인관계 형성에 영향,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2007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일반인의 에이즈에 대한 행태조사 에서 에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외국에 비해 에이즈에 대한 지식수준은 여전히 낮고 차별의식은 높아 36.5%의 응답자가 에이즈 감염인을 격리수용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최재필_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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