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보다 재밌는 우리동네 공원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4.07.03. 00:00

수정일 2014.07.03. 00:00

조회 1,004

아이와 할머니

[서울톡톡] 푸르른 녹음과 청아한 새소리, 형형색색의 꽃들을 만날 수 있는 동네 공원은 도심 속 오아시스다. 게다가 알찬 프로그램과 함께라면 금상첨화가 될 터. 강서구 방화근린공원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전통놀이체험교실이 열린다. 어르신들이 투호놀이, 비석치기, 새끼꼬기 등 전통놀이의 유래와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고 가족과 이웃과 함께 직접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우리의 24절기 중, 보리수확을 시작한다는 망종을 즈음해 찾아간 방화근린공원에선 신기하게도 정말 보리수확이 한창이었다. 물론 도심 속 공원에 일렁이는 보리밭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 화분에 심겨져 자란, 알곡 한 되 분량이 수확의 전부이지만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어르신들이 보릿대 꺾고 있다

보리이삭을 조심스레 수확하고 있는 이들은 정갈한 개량 한복차림의 어르신들이다. 보리이삭을 수확하면서 보릿대도 함께 거뒀다. 어르신들은 눈 깜짝할 새에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필리리~' 바람을 타고 피리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통놀이체험교실이 열리는 오후 4시가 되면서 공원은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방화근린공원에 우뚝 서 있는 초가집 앞으로 사람들이 운집했다.

새총쏘기, 비석치기, 짚으로 만든 동물 수레 타기, 다양한 짚공예품

초가집 앞마당에 흰 금이 그어지고 놀이기구들이 놓이자 삽시에 공원은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변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짚으로 새끼를 꼬아보는 가족들이 있는가 하면 무릎 사이에 납작한 돌을 끼운 채 뛰어 상대편의 말을 쓰러뜨리는 비석치기에 흠뻑 빠진 가족도 보인다. 한 쪽 눈을 찡긋한 채, 새총을 쏘는 아이들의 모습도 웃음을 자아낸다. 짚으로 만든 동무 수레는 단연 인기 만점. 이곳에서 진행되는 전통놀이는 짚공예, 새총소기, 사방치기, 비석치기, 투호 등 무려 13가지에 이른다. 개량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어르신들이 진행을 돕고 있어 전통놀이는 더욱 정감을 더한다.

짚공예품을 만드시는 어르신들

두 칸짜리 초가집에는 짚공예품이 가득하다. 삼태기, 밀짚모자 등 재료비만 부담하고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짚공예제품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또한 초가집 한쪽에 길꽃작은도서관도 있어 평상에 앉아 책도 볼 수가 있다.

초가집 작은 도서관

전통놀이체험교실 6년 전 길꽃어린마당의 평상에 앉아 이도서관에서 노인 일자리창출 사업으로 시작됐다. 전직 농부인 어르신들은 전통놀이체험교실의 진행 외에도 농한기 때 사랑채에서 가마니나 멍석 등을 짰던 솜씨를 서로 전수해 공원 안 초가집에서 매주 화·목요일 두 차례 나와 짚공예품을 생산하고 있다.

김동운 길꽂어린이도서관장은 "노인들에게는 옛 추억을 되살리고 아이들에게는 아름답고 재미난 한국 전통놀이를 알려줘 사라져가는 전통놀이의 맥을 잇도록 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을 했다.

13가지 놀이에 모두 참여하면 행운권 추첨을 받아 강서구 관내 음식점들이 지원하는 가족식사권을 받을 수 있다. 전통놀이 체험은 강서구민뿐 아니라 누구든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 예약과 당일 현장 접수로도 신청 가능하다. 참가 신청 및 문의는 길꽃어린이도서관(02-2663-4764).

전철 5호선 방화역 3번 출구로 나와 길꽃어린이도서관과 방화3동주민센터를 지나 도로를 따라 한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방화근린공원이다. 전통놀이체험교실이 열리는 곳은 공원의 중앙, 물레방아 연못 옆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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