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작지않은 `작은나무 카페`
시민기자 오현지
발행일 2014.06.20. 00:00
[서울톡톡] 커피를 만만한 창업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원가를 계산하면 충분히 수익이 남을 거라는 지레짐작 때문이다. 그래서 수익성 복지 사업으로 카페를 선택하는 곳이 많다. 안타깝게도 일부 기부형 카페는 현상유지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커피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은 아닐까. 최수진 작은나무 운영위원장을 만나 커피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유를 들었다.
작은나무는 지역주민들, 엄밀히 말해 육아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카페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먹이고 싶은 엄마들이 의견을 모았다. 재료비가 비싼 것은 상관없었다. 엄마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감이 큰 몫을 해냈다. "색소, 방부제가 전혀 없는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이자"고 설득해 동참한 엄마들이 많았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예쁜 카페가 많지만 작은나무 카페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항상 메뉴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현재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등 커피 메뉴 외에 커피술, 물비누, 커피주방세제 등을 판매한다. 천연재료로 만든 유기농 아이스크림과 겨울에는 따뜻하고 진한 사과생강차를 선보인다.
작은나무 카페의 근무자는 가정주부인 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며, 늘 일할 사람을 모집하고 있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남는 자투리 시간에 와서 일할 수도 있고, 보통 4시간씩 본인이 원하는 요일에 근무해서 소소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마을카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데, 조언을 구할 때마다 최 위원장은 "마을 카페는 '이야기'가 있어야 계속 유지될 수 있다"고 냉정하게 설명한다.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 채, 흔한 아이템이란 이유로 카페를 연다면 실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은나무 카페는 출자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공간을 채울 것인가'를 논의하며 성장하고 있다. 출자자의 의견을 운영진이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출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카페의 전시, 공연, 강좌 등의 소식과 근황을 전한다.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지만 테스트를 위해서라면 참고 마신다는 최 위원장은 커피보다는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에 관심이 생겨 일을 시작했다. 훌륭한 바리스타보다 전시, 공연, 강좌 등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하는 그녀가 있는 한 작은나무 카페는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나무 카페 (cafe.naver.com/maulcafe) 작은나무 협동조합 200여 명이 모여 운영하는 카페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오롯이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시 마포구 성산1동 250-52에 위치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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