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를 보기 전에 우리가 봐야할 것
시민기자 임영근
발행일 2014.04.11. 00:00
[서울톡톡] 얼마 전 영화 <어벤져스2> 촬영으로 마포대교 일대가 하루 종일 구경 인파로 붐볐다. 이곳이 영화 속에서는 첨단 도시 배경쯤으로 비춰지겠지만 마포는 민족의 젖줄인 한강과 함께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와 문화가 유유히 흐르는 곳이다.
이런 역사를 읽기 위해 마포 3.1독립운동기념터(마포전차종점)→마포 어린이공원→마포종점 노래비→벼랑고개→안평대군 담담정터(6곳)을 탐방을 해보았다.
마포가 3.1독립운동의 시발지라고?
불교방송국 앞에 3.1독립운동기념터가 있다. 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식을 마친 시위 군중이 오후 8시경 이곳에 운집하여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날 시위는 해가 저물도록 계속되었고, 수십만 명의 군중이 운집했지만 단 1건의 폭력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가장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독립의지를 표시하려는 3·1운동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갈 곳 없는 밤 전차가 있는 마포종점
예로부터 교통의 요충지였던 마포에 전차가 운행된 것은 1907년 초였다. 이 당시 서대문에서 마포에 이르는 노선이 처음 개통되어 운행됐고, 이후 자동차에 밀려 1968년 11월 30일, 일제히 운행을 정지하게 됐다.
당시 마포정류장은 지금의 마포동 140번지 불교방송국이 있는 건물 부근에 위치해 있었으며, 도화동 39번지 동양시멘트 건물이 있는 자리가 당시 전차의 차고지로 사용됐다.
<마포종점> 노래는 마포구 도화동에 살았던 작가 정두수가 서민의 애환과 정취를 실어 나르던 전차가 사라진다는 아쉬움에 아련한 옛 기억을 회상하며 만든 노랫말에 작곡가 박춘석이 가락을 붙여 만든 곳으로, 1967년 가수 은방울자매가 부르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 노래는 마포종점에서 바라본 한강을 낀 마포의 야경이 잘 나타나 있어 마포주변의 옛 모습을 회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마포가 여러 사람들에게 더욱더 사랑을 받게 된 계기가 됐다.
서민의 발이요, 애환을 실어 나르던 전차는 노래가 발표된 이듬해 사라지게 되었지만, 이 노래에 얽힌 서정적 풍경과 마포종점에 대한 추억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다.
복사꽃 피는 동네 도화동
도화동은 복사나무가 많고 봄철이 되면 복사꽃이 피어 경치가 좋아 '복사골'이라 부르던 데에서 유래된 동명(洞名)이다. 또한 이 같은 동명을 얻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아득한 옛날 옛적, 이곳에는 마음씨 착한 김노인이 아름다운 무남독녀 도화낭자(挑花娘子)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도화낭자의 아리따운 모습과 마음씨는 천궁(天宮)에까지 알려지게 되어 옥황상제의 며느리로 하늘에 올라가게 됐다.
딸은 아버지와 헤어지기 전 아버지에게 조그마한 씨앗을 하나 주었다. 김노인은 딸이 주고 간 씨를 집 근처에 심어 그 나무가 자라 꽃이 피는 것을 구경하며 지냈다. 그리고 김노인이 세상을 떠난 후 마을사람들도 김노인과 도화낭자를 생각하며 그 나무를 마을 여러 곳에 심었다. 그 나무가 바로 복사나무다. 마을 사람들이 복사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에 이 일대가 모두 복사꽃밭을 이루기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벼랑고개
벼랑고개는 마포구 도화동에서 용산구 청암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로서, 이곳에 조선시대 별영창(別營倉)이 있어 별영창고개라 하였는데 음이 변하여 벼랑고개가 되었다.
정조는 1777년 이곳에 읍청루(揖淸樓)라는 정자를 지었다. 읍청루에 오르면 용산과 마포일대의 풍경은 물론 멀리 한강 하류 행주 방면까지도 시야가 들어온다. 이 정자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 정무총감의 별장이 되기도 하였다.
담담정터
마지막으로 조선 초 안평대군이 지은 정자로 세조 때 신숙주(申叔舟, 1417~1475) 별장으로 사용했다던 담담정터(淡淡亭址, 마포동 419-1)를 가봤다.
안평대군은 이 정자에 만여 권의 책을 쌓아두고 시회(詩會) 베풀었으며 그 후로 이 터에 마포장(痲浦莊)이 지어져 광복 후 이승만 대통령이 잠시 머물었다고 한다.
마포 문화탕방을 하면서 옛 문화터를 현지 주민들도 잘 모르는 현실이 마음 아팠으며, 앞으로 꾸준히 우리 역사 문화를 잘 관리하고 홍보를 하여 새로운 역사 명소가 되어 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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