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명소 다 볼 수 있는 초간단 서울여행법
발행일 2014.03.24. 00:00
[서울톡톡] 무작정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보지 않더라도 '떠남' 그 자체가 여행의 이유가 되기도 하니깐. 그러나 떠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고, 여행 정보조차 찾을 시간이 없다면? 그럼 버스를 타보자.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풍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양재에서 출발해 반포대교를 거쳐 용산으로 가는 405번 버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저 평범한 시내버스다. 그러나 이 버스를 타면 서울 웬만한 명소를 다 찍을 수 있다.
405번 버스는 불교 교육의 산지인 구룡사에서 출발한다. 이후 바로 양재동의 AT센터와 양재 꽃시장에 도착한다.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면 들리기 딱 좋은 곳이다. 양재를 지나 예술문화의 중심인 예술의 전당, 그리고 국내 최대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을 경유하는데, 이 중간에 거치는 몽마르뜨 공원과 서리골 공원을 연결하는 누에다리는 사진으로 찍어볼만 하다.
강남을 지난 버스는 반포대교 아래 잠수교를 건넌다. 세빛 둥둥섬(플로팅 아일랜드, http://www.floatingisland.com/)와 함께 무지개 분수(평일 : 20:00/21:00, 휴일 : 20:00/20:30/21:00)의 모습을 바라보며 즐기는 데이트는, 특히 저녁시간대에 서울 야경을 바라보다 쏟아지는 분수 뒤에서 살짝 꽃을 꺼내들며 하는 청혼은 지금까지 실패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잠수교를 건너면 이태원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곳에서 즐기는 이국적인 음식과 문화는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일탈같은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뒤 도착하는 한강진 블루스퀘어에서 공연을 보는 것 역시 추천할 만한 코스.
한강진을 지나면 장충단길이 나타난다. 서울에서 장충단길만큼 걷기에 편한 길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시끌벅적한 시내를 벗어나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잠깐 코스를 이탈해 남산타워도 둘러보고, 계단길을 가족·연인과 함께 거닐어 보는 것 역시 추천한다.
그러고 나서 버스는 소월로를 돌기 시작하는데, 소월로의 남산식물원을 비롯해 남산 중턱의 여러 갤러리를 구경해봐야 진짜 남산을 가봤다고 자랑할 수 있다. 소월로 시내 방향 말단으로 서울시립 남산도서관과 용산구립 도서관, 백범광장이 있다. 남산도서관 옆으로 안중근의사 기념관도 위치하고 있다.
시내 중심부에 도착하기 직전, 버스는 남대문시장을 스쳐나간다. 남대문시장을 지나면 서울시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서울시청(광장), 서울도서관, 시민청에 도달한다. 바로 옆에는 덕수궁이 있어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둘러보는 여행도 가능하다. 서울도서관 역시 구 서울시청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것으로, 겉은 비록 옛 모습을 띄나 속은 최첨단인 도서관의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종로를 잠깐 지난 후 다시 남대문시장에 도착한다. 남대문시장에는 최근 복원된 숭례문을 비롯해 삼익패션타운, 카메라 상가, 골동품을 취급해 빈티지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회현지하상가 등이 있다. 느릿느릿 둘러보기에는 하루가 부족할 정도일 것이다.
서울역을 지나치기 전에 구 서울역을 리모델링한 문화역 서울 284를 둘러볼 만하다. 철도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곳으로써, 공연을 비롯해 여러 전시들이 열리는 곳이다.
서울역을 지나면 효창공원이 나타난다. 효창공원은 호국 영령들이 잠들어있는 삼의사묘를 비롯해 임시정부 요인 묘역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공원으로 거니는 것도 좋고, 이왕 예까지 온 발걸음 호국영령의 묘역에 들러 참배까지 해보면 어떨까.
전자상가로 유명한 용산역 서편은 나진상가, 선인상가, 전자랜드 등 원하는 전자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곳이다. 간단한 주변기기 역시 시내는 물론 동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니 컴퓨터 매니아라면 꼭 한번 들러 봐야하도 좋을 듯하다.
버스는 이윽고 순환구간의 마지막 명소인 국립중앙박물관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제1의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은 버스 노선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지만, 405번과 502번 노선만은 박물관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을 지나면 버스는 이태원을 경유해 다시 강남으로 향한다.
서울을 여행하겠다는 계획, 그렇게 어렵게 잡을 필요가 없다. 더구나 요즘에는 서울 시내버스 정류소, 차량에서 영어 안내방송이 나오니, 외국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한 시티투어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버스, 짧은 여행길 수단으로 재해석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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