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에서 만난 `공민왕`

시민기자 임영근

발행일 2014.03.14. 00:00

수정일 2014.03.14. 00:00

조회 3,155

[서울톡톡] 신촌 와우산 자락(서강쌍용아파트 108동 뒤쪽)에 고려 31대(재위 1351~1374) 왕인 공민왕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공민왕 영정을 보니 고려시대 '얼짱'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훤칠하고 왕다운 기품과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고려 31대 공민왕 사당 고려 제31대 공민왕 영정 사진

공민왕은 고려 충숙왕의 둘째아들로 원나라 순제에 의해 1351년 10월 고려 제31대 왕에 올랐다. 그리고 그를 혈맹으로 묶어놓기 위해 위왕의 딸이었던 노국공주와 강제로 혼인시켰다. 그러나 공민왕은 원의 기대와는 원나라에 반대하는 정책을 펼쳐나갔고 고려의 자주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개혁을 실시했다.

공민왕이 원나라를 끊임없이 위협했음에도 불구하고 노국공주는 고려인으로 공민왕의 정책을 지지했으며 그의 사랑을 받았다. 1365년, 노국공주가 난산 끝에 죽자 슬픔에 빠진 공민왕은 나랏일을 제쳐두고 공주의 명복을 비는데 몰두했다. 손수 공주의 초상을 그려서 마주 대하여 밥 먹으면서 슬피 울고 3년 동안 고기반찬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1374년 9월, 결국 공민왕은 홍륜·한안 등의 무리들에게 의해 4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 사당에는 공민왕, 노국공주, 그리고 충신 최영 장군을 모시고 있다.

한옥문화공간 `광흥당`

한편, 관리들에게 주는 녹봉을 보관하던 '광흥창(터)'도 근처에 있는데, 이 창고를 지키던 사람의 꿈에 공민왕이 나타나 '나를 기리는 사당을 여기다 지으면 앞으로 번창하리라'라고 하여 이곳에 사당을 지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실제 제사가 소홀하거나 부정한 일이 있으면 창고에 화재가 나는 등 재앙이 뒤따라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 자시를 기하여 향제를 지냈으며, 현재는 양력 10월 21일에 제례를 지내고 있다. 현재의 건물은 6.25 전쟁 때 파괴된 것을 전쟁 직후 주민들이 새로 건축한 것이다.

마포구는 공민왕 사당에서의 제사 등 전통을 이어 나가기 위해 한옥문화공간인 '광흥당'(廣興堂)을 지었다.

공민왕 사당과 광흥당을 지나 그 길로 내려오면 어느새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가 나타난다. 그저 낮은 산자락 길을 걸었을 뿐인데 과거에서 현재로 시간이 이동한다. 생각의 쉼표가 필요할 때 이곳 와우산에 와서 사당을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교통편 :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1번 출구 상수역 방향으로 150m, 쌍용예가아파트 108동 뒷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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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왕 사당 #광흥창역 #광흥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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