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 생각나는 영화 속 그곳

시민기자 윤다혜

발행일 2014.03.05. 00:00

수정일 2014.03.05. 00:00

조회 2,351

[서울톡톡] 겨울의 끝이 보인다. 날씨 탓인지 움츠렸던 마음 한 구석이 풀리려는지 간지러우면서도 뭉클거림을 느껴진다. 이럴 때 보면 좋은 영화 두 편과 영화 속 촬영지를 찾아봤다.

영화 <건축학 개론> 촬영지 정릉

"정릉이 누구 능이냐?"는 건축학 교수님의 질문에 서연은 정조, 정종, 정약용이라고 대답했고 학생들은 웃었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 정릉이 누구의 능인지 몰라 뜨끔했던 관객들도 많을 것이다.

정릉은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능이다. 신덕왕후는 상산부원군 강윤성의 딸로 태조가 왕위에 오른 뒤 현비가 되었고 방번, 방석 두 왕자와 경순공주를 낳았다. 왕후가 태조 5년(1936년)에 돌아가시자 능을 꾸미고 그 이듬해 능 이름을 정릉으로 정했다. 이 능은 원래 중구 정동에 있었으나 태종 9년(1409) 2월에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이후 능을 돌보지 않아 처음의 모습을 잃었으나 현종대에 개축하여 다소 제 모습을 찾게 되었다.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세계문화 유산에 등록된 정릉

나무들이 늘어선 길을 조금 걷다 보면 거대한 능이라기보다 공원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웅장하고 거대하진 않지만, 고즈넉하고 아늑했다. 빨간 홍살문을 지나 정자각에 도착하면 선덕왕후의 능과 함께 발아래 정릉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책을 하기도, 사색에 잠기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영화 <우리 선희> 촬영지 창경궁

창경궁은 서울의 4대 궐 중 하나에 속하고 있다. 지금은 담 하나를 두고 높은 빌딩들에 둘러 싸여 있다. 또한 수많은 전쟁과 왜란을 거치며 그 모습이 많이 훼손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품위를 유지하며 잘 버티고 있다. 아늑하고, 평화로웠다.

창경궁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1909년에 조성된 연못 춘당지가 보인다. 춘당지는 얕은 살얼음이 덮여있어 그 운치를 더 했다. 춘당지를 지나 창경궁의 대온실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뿌리내리고 있다. 온실을 둘러본 뒤 바로 마주하게 된 곳은 통명전이었다. 통명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 재건 후 다시 화재를 입었지만, 여전히 고풍스러운 자태는 남아 있었다. 그곳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높은 빌딩숲 사이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창경궁이 위풍당당하게 보였다.

창경궁과 대온실

창경궁은 서쪽으로 창덕궁과 붙어 있고, 남쪽으로 종묘와 통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창경궁은 원래 1418년 세종이 즉위하면서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지은 수강궁이 있던 곳이다. 1483년(성종14)에 대왕대비인 세조의 비 정희왕후 윤씨, 성종의 생모 소혜왕후 한씨, 예종의 계비 안순왕후 한씨를 모시기 위해 수강궁을 확장하여 세운 별궁이 바로 창경궁이다.

영화 '우리 선희'에서 선희는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창경궁에 왔다. 큰 이유는 없었다. 그냥 와보고 싶어서 온 것이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마냥 걷기 좋은 곳에서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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