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보드게임 `노났네`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4.02.13. 00:00

수정일 2014.02.13. 00:00

조회 2,459

[서울톡톡] 국어사전에서 '놀이'는 두 사람 이상이 어울려 재밌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친구와 놀이를 하기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혼자 노는 데 더 익숙해져 있다. 사라져가는 한국의 '전통놀이'를 배우고 익혀 서로 공감대를 쌓아가는 주민 모임 '양천향교 전통놀이' 동아리 회원들에게서 한국의 전통놀이에 대해 알아보았다.

양천향교 전통놀이 동아리 회원들

요즘 방영되고 있는 TV 드라마에 보면 고대 백제왕실에서 '저포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신윤복의 풍속화에도 '쌍육'을 두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저포와 쌍육, 모두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이 널리 즐겼던 놀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양천향교에서 전통놀이를 다년간 배워 자율적 전통놀이 모임으로 뭉친 동아리 회원들은 풍속화에서 보거나 말로만 듣던 한국의 전통놀이기구들 앞에서 양반다리를 한 채로 실전을 버리고 있었는데 직접 보니 신기하고 가슴 설레었다. 경도 놀이는 조선시대 양반자제들이 하던 전통놀이로 진사에서 영의정까지 300여 개 관직이 등급별로 촘촘히 들어선 승경도를 보면서 벼슬에 대한 양반자제들의 포부를 키워주려 창안한 놀이로 전해진다. 마침 강사의 전통놀이 강의도 진행되고 있었다.

"초등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전통놀이 종류에 대해 물어보면 고무줄놀이와 구슬치기를 얘기합니다. 전통놀이로 잘못 알고 있어요. 사실 그 놀이들은 우리 전통놀이가 아닙니다."

전통놀이 강의를 진행 중인 강사는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 전통놀이로 잘못 알고 있는 고무줄놀이나 땅따먹기 등의 놀이는 사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고유의 놀이를 말살시키기 위해 도입한 놀이들이라는 것이다.

쌍육놀이판과 이를 즐기는 주민들

한 번에 익히기엔 양이 방대한 저포놀이는 던지는 것은 윷과 같고 바둑판 모양의 판만 보면 바둑도 같은데 말 놓기와 진행법이 윷과는 많이 다르다. 짜임새가 과학적이고 재미가 있어 한 번 빠지면 밥숟갈 뜨는 것도 잊을 정도로 재미있다고 한다.

저포놀이판과 이를 즐기는 주민들

윷 다섯 개를 던지는 '저포놀이'에서 다섯 개 윷이 모두 엎어졌을 때 '노났다'라고 한다는데 이 말은 상인들이 금세 물건을 다 팔아 최고로 기분 좋을 때 통상 쓰는 말이기도 하단다. 노났다, 독썼다 등 놀이는 사라져도 놀이에서 파생된 말들은 현재까지도 일상에서 쓸 정도였으니 저포놀이가 얼마나 오래도록 우리 일상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지를 가늠케 한다.

윷놀이처럼 왁자하게 즐기는 저포놀이에 비해 쌍육놀이는 던지는 주사위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를 생각하며 두는 놀이로 장군과 나졸이 등장하는 진취적 놀이로 청소년들이 익히면 두뇌발달에도 도움이 될 만한 놀이라고 했다. 시조가 적힌 패를 통해 자녀들에게 문장을 깨우쳤던 화가투놀이 역시 선조들의 시적 정서를 체험해 볼 수 있어 청소년들에게 권장할만한 품격 높은 놀이이다,

승경도 놀이는 조선시대 양반자제들이 주로 즐기던 놀이로 진사에서 영의정까지 300여개의 관직과 등급이 촘촘히 들어선 승경도를 보면서 벼슬에 대한 양반자제들의 포부를 키워주려 창안한 놀이로 전해진다.

양천향교 전통놀이 동아리에선 관내 초, 중학교에서 전통놀이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강서구와 양천구에 있는 초등학교와 는 물론 광진구 도서관, 중곡도서관까지 나가 전통놀이 대중화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작년엔 부여 백제문화제에도 나가 전통놀이를 두루 알린 바 있다. 전통놀이에 대한 궁금증과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양천향교 전통놀이 동아리(02-2659-0076)로 문의하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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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향교 #전통놀이 #쌍육 #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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