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그 날카롭고 신비로운 이야기
발행일 2013.02.06. 00:00
[서울톡톡] "밝음을 품었지만 안에는 숨김이 없네.
깨끗함을 담았으나 밖에서 보면 비어있는 듯하구나."
- 왕유(王維, 699-759)
유리는 모래사장에서 처음 발견됐다.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탐험에 나섰던 뱃사람들이 밤을 지새우기 위해 잠시 정착한 모래사장에서 불을 피워 음식을 해먹고, 모닥불을 피웠던 장소에서 다음날 발견된 투명물체가 나왔다. 그것이 바로 유리였다.
그 후 유리는 우리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기에 정작 그 역사성이나 물질의 본질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 채 사용해오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은 이미 4000여년 전 유리의 특성을 발견하고 이를 가공하여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선보이는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지중해·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전시에서는 이렇듯 유리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전시품들은 일본 히라야마 이쿠오 실크로드 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것들이다.
전시는 3개관으로 나눠지는데 '기원전 1500년 ~ 기원후 100년', '기원전 100년 ~ 기원후 700년', '기원후 400년 ~ 기원후 1500년'으로 시기를 나눠 전시한다.
전시 자료에 따르면, 초기에는 구슬처럼 속이 꽉 찬 형태로 만들어지다가 기원전 1500년경 용기의 형태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시대의 유리는 귀한 재료였기에 고가품으로 신분이 높거나 부유한 집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고 주인이 사망시 부장품으로 함께 묻어주었다.
기원전 1세기 무렵에는 시리아, 팔레스타인 지역 장인들이 속이 빈 대롱 끝에 유리를 부풀려 용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그릇 하나를 몇 분 만에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기법의 출현으로 제작 과정이 단순, 가속화되며 유리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어 로마 제국 전역에 빠르게 퍼졌다.
선지자 무함마드가 이슬람교를 창시한 지 일 세기가 지난 무렵에는 서쪽으로는 북아프리카와 스페인, 동쪽으로는 티키와 이란, 중앙아시아에 걸친 광대한 이슬람제국이 건설되고 새로운 도시가 생겨나면서 유리 산업이 생활용기와 사치품을 중심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유리의 아름다움은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직접 가서 보는 것이 훨씬 좋다. 전시설명 시간을 맞춰 가거나, 13일 수요일 저녁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시간도 있는 만큼 이 시간을 이용하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게다가 관람료는 무료.
■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 전시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 기간 : 2012년 11월 27(화) ~ 2013년 2월 17일(화) • 시간 : 화, 목, 금요일 - 오전 9시 ~ 오후 6시 수, 토요일 - 오전 9시 ~ 오후 9시 일, 공휴일 - 오전 9시 ~ 오후 7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2월 12일(화) 휴관) • 전시설명 : 전시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일정은 변동 가능) • 큐레이터와의 대화 : 2월 13일 (수) 오후 6시 30분 • 관람료 : 무료 • 전시문의 : 02-2077-9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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