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태왕사신기> 소품도 우리 손으로~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종성

발행일 2013.01.08. 00:00

수정일 2013.01.08. 00:00

조회 1,792

[서울톡톡] 경의선 수색역 옆에는 이 기차역보다 유명한 곳이 있다. 형제가 운영하고 있는 동네의 명물 '형제 대장간'이 그곳. 열 평 남짓 작은 대장간에선 언제나 망치질(고유어는 쇠멧질) 소리가 들려온다. 따로 문이 없는 대장간만의 특성 때문에 "땅~땅" 경쾌한 쇠멧질 소리와 함께 두 형제의 일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형제는 비슷하게 생기셨지만 하는 역할은 다르다. 뜨거운 화덕 안에서 꺼낸 새빨간 쇠를 꺼내 받침대인 모루 위에 올리는 사람은 동생 대장장이, 쇠망치로 힘차게 두드리며 모양을 잡는 건 형 대장장이다. 형 대장장이는 십대때 대장간 일을 시작한 40년이 넘는 경력 보유자다. 오랜 세월동안 쇠멧질, 망치질, 담금질을 해온 대장장이 아저씨의 손바닥에 눈길이 간다. 온통 굳은살 투성이로 마치 오래된 고목에 옹이가 박힌 것 같다. 어느새 환갑의 나이에 가까이 접어든 형제들의 모습이 장인나, 달인이라는 말과 참 어울린다. 현대에 와서 사라진 단어 '천직'이란 표현이 절로 떠오르고 그 의미를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형제 대장간'은 시대에 맞춰 작업 가운데 많은 부분을 현대화했다. 일일이 손으로 자르던 쇳덩이는 이제 프레스가 싹둑싹둑 잘라내고 손으로 밀어대며 불을 일으키는 풀무는 모터로 바뀌었다. 화로에서 나온 벌건 쇠를 애벌로 두드리는 큰 망치질도 기계가 대신한다. 그래도 가래떡같은 형체의 쇳덩이를 모루에 놓고 망치로 치는 메질, 그리고 쇠를 물에 집어넣어 굳히는 담금질은 여전히 손작업이다.

'형제 대장간' 형제의 실력이 전국적으로 유명해 지방에서도 주문이 온다. 요즘은 농기구 외에도 인테리어나 건축현장, 방송국의 사극  등에 쓰이는 연장이나 도구들을 많이 만든다고.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대장금>이나 <태왕사신기>에 나왔던 옛 소품들은 전부 이곳에서 주문제작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대중매체에 많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달인이나 극한의 직업 등을 주제로 한 TV나 신문 등에 수없이 등장했다. 보통 가게들이 그렇듯 ㅇㅇ방송에 나왔다고 간판에 자랑스럽게 붙여 놓을법도 한테 형제는 그런 홍보엔 관심이 없는 듯 싶다.

다만 형님 대장장이에게 작은 소망이 있는데 이곳 '형제 대장간'이 더 많이 알려져 어린이들이 견학을 오는 작은 박물관이 되었으면 한단다. 연일 한파의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대장간에는 뜨거운 불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장인 대장장이 두 사람의 돈독한 형제애로 훈훈하기만 했다. 유상준, 상남 형제의 대장간은 경의선 전철 수색역 바로 앞에 있다.(02-304-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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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 #형제대장간 #수색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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