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석구석 삶과 애환이 담긴 흔적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종성

발행일 2012.09.17. 00:00

수정일 2012.09.17. 00:00

조회 2,487

[서울톡톡] 사진작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이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상이 바로 '공간'이다. 공간에는 사람의 흔적이, 시간의 변화가 고스란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김기찬 사진작가는 반평생을 70~80년대 서울의 미로같은 달동네의 좁은 골목길을 구석구석 기록하였다. 그 공간속에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오롯이 담겨 있어서였을 것이다.

이렇게 오래된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순간과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사진 본래의 몫이었다. 13명이나 되는 사진작가들의 카메라 프레임에 담긴 공간의 다양한 풍경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모습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회 <서울에서 살으렵니다>가 방이동에 있는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의 장점은 작가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1930년대 생부터 1970년대 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출생지 역시 서울 토박이부터 해주, 문경, 진주, 부산, 춘천 등 각기 달라 사진 작가마다의 다채로운 시선을 엿볼 수 있다.

"격동과 파란의 역사 속에서 서울이라는 거대도시가 경험한 연대기를 상이한 시선으로 교차시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전시이며 너무나 빨리, 너무나 많이 사라진 옛 서울에 대한 회한과 공간의 부조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한미사진미술관 전시회 안내말 中)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원로, 중견, 신진을 아우르는 사진작가는 홍순태, 한정식, 김기찬, 주명덕, 강운구, 구본창, 이갑철, 김동진, 안세권, 이선민, 이은종, 방병상, 박진영. 이 사진작가들 각자의 시선에 따라 600년 역사를 지닌 서울의 60년 대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렇게 여러 명의 사진가에게 서울을 기록해달라고 요청하면 어떤 사진들이 나올까? 사람이 살 만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묘사된 사진도 있다. 서울은 인구 1,000만을 넘긴 거대도시다. 도시에 논도 있고 아파트도 있고 공장도 있다. 화이트 칼라도 있고 블루 칼라도 있다. 높은 빌딩이 있는가 하면 판잣집이 있다. 개발이 있고 발전이 있고 그에 따른 파괴가 있고 퇴행도 있다.

주최측의 표현대로 너무나 빨리, 너무나 많이 사라진 옛 서울에 대한 회한과 공간의 부조리를 경험하게 된다. 전시장에 걸린 사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은 1967년 강운구의 작품이고, 가장 최근의 사진은 2012년 이은종의 작품 `노벨 분식`이다. 45년이나 되는 시간차이가 나지만 공간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건 왜일까, 상념에 잠기게 한다. 과거를 살아냈던 중장년 이후의 사람들에겐 사진속의 풍경이 새삼스럽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20~30대 젊은이들에겐 사진속의 공간들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 전시안내
 - 전시일정 : 11월 7일까지
 - 전시장소 : 한미사진미술관 (http://www.photomuseum.or.kr)
 - 관람료 : 성인 6,000원, 학생·송파구민 5,000원
 - 관람문의 : 02)41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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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서울에서살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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