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 - 천분의 일, 무슨 의미일까?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수정

발행일 2012.07.11. 00:00

수정일 2012.07.11. 00:00

조회 3,158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을지로4가 '미싱집'들이 들어서 있는 작은 골목에 밝은 조명이 켜져 있다. <0.001%- 천분의 일>이라는 재개발에 대한 전시가 열리고 있는 곳. 안으로 들어가 옆쪽의 문을 열고 다시 한번 들어가서면 어두컴컴하고 좁은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통해 3층에 오르면 비로소 작은 전시장이 나타난다. 이곳엔 작가가 상주해 관람객에게 설명을 해준다.

전시장에는 3개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세 명의 건축가가 각자 만든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재개발에 대한 건축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전면 재개발이라는 극단적 방식을 넘어 지역의 특색을 유지하며 재개발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안하였다.

가장 오른쪽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은 초록빛 채소가 있는 도심텃밭이다. 을지로 재개발 제5지구는 20년 째 재개발이 미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노후화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사람들은 계속 일하고 있다. 건축가 박하늬 씨의 '플러그 그린(Plug Green)!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현재부터 재개발 직전까지를 프로젝트의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비어있는 공간을 단기 도심텃밭으로 이용하여 노후한 환경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시민들과 열린 커뮤니티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가운데에 위치한 모형은 건축가 염상훈 씨의 '저네틱 퍼즐(Genetic Puzzle)'. 이 작품은 재개발에 대해 단계적이며, 자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퍼즐과 같은 진행형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성장, 진화해온 도시의 모습처럼 재개발 방식 역시 일정한 규칙 속에서 마치 하나의 유기체처럼 성장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도이다.

을지로는 제조업의 장인들이 모여 여러 가지 물건들을 끊임없이 생산하는 공간이다. 또한 최근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해내는 벤처타운의 역할도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 작품인 건축가 오현일 씨의 '29제곱미터 인큐베이터(29㎡ Incuvator)'는 이러한 을지로의 특성을 살려 주거, 생산, 다중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29㎡의 1인용 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이 제안을 통해 기존의 잠재력을 활용하여 재생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도시 재생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관람을 끝내고 밖으로 나가보니 을지로의 낡은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다시 내려가 작가에게 이런저런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더니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건축가 염상훈 씨는 "0.001%, 천분의 일이란 작은 숫자는 재개발에 있어 본인들의 의견이 조금이나마 담겨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붙인 타이틀"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작은 종이에 소감을 적어 하얀 벽에 붙였다. 양쪽 벽면에 붙어 있는 메모지들을 보니 다른 관람객들도 작가들의 의견에 작은 힘을 보태고 있는 듯했다. 재개발계획에 작가들의 작은 메시지가 전달되어 그 메시지가 현실화되고 고유의 특성이 훼손되지 않으면서 좀 더 특색 있는 을지로가, 나아가 서울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전시는 7월 15일까지 열리며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 5가길 11번지에 위치한 전시장은 갤러리가 아닌 실제 재개발 건축물에 꾸며놓았다. 2호선 을지로 4가역 2번 출구로 나와 미싱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 찾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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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을지로4가 #천분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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