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북서울 꿈의숲의 감동
발행일 2011.09.26. 00:00
“아빠~ 저 새끼사슴 좀 보세요? 참 귀엽지요?”, “우와~ 정말 새끼사슴이네. 하나, 둘 셋, 많은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과 40대로 보이는 아빠가 사슴방사장 울타리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귀여운 새끼사슴들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사슴방사장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작고 귀여운 새끼사슴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강북구와 성북구, 그리고 노원구, 도봉구 등 서울 북부지역 시민들에게 명소로 자리 잡은 북서울 꿈의숲은 휴일이나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많은 시민들이 찾는다. 넓은 잔디광장과 아름다운 호수, 폭포와 전망대, 그리고 공원을 관통하는 예쁜 시냇물, 더구나 공연장과 전시장을 갖춘 아트센터와 어린이들의 꿈동산인 상상톡톡 미술관은 이 공원의 자랑거리다.
사슴방사장은 조금 특별한 곳이어서 이런 공원시설물들과는 약간 떨어져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연못 옆 오른편에 방문자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방문자센터 오른편 주차장 입구에서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가느다란 철망 울타리가 둘러쳐진 사슴방사장이 나타난다. 사슴방사장 안에는 사슴들이 비와 눈을 피하고 쉴 수 있는 사슴우리 두 개와 예쁜 목재다리가 놓여 있다. 사슴들은 우리와 다리 밑, 그리고 나무그늘 밑에서 쉬거나 먹이를 먹고 있었다.
“지난봄에 왔을 때보다 사슴들이 훨씬 많아진 것 같네요, 새끼를 낳았나?” 아주머니 두 사람도 사슴 숫자가 늘어난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그리고 새끼 사슴들을 헤아리기 시작했다. 지난봄과 여름에 태어난 새끼들은 아직 크기가 작아 어른 사슴들과 금방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곱 마리네요, 아니 여덟 마린가?” 정확한 새끼 숫자는 일곱 마리였다. 어떤 암컷사슴은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새끼를 가로막으며 머리로 들이받는 자세를 취한다. 새끼에 대한 보호본능이 발동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새끼사슴은 아주머니가 철망사이로 내미는 아카시나무 잎을 받아먹으며 별로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다. 아직 어린 사슴이어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참 놀랍네요. 지난 봄 구제역이 극성을 부려 온통 난리가 났었는데 이렇게 예쁜 새끼들을 일곱 마리나 낳아 길렀다니...” 정말 그랬다. 지난봄과 초여름에 걸쳐 우리나라 거의 전역을 휩쓸며 소와 돼지 등 가축들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던 구제역은 얼마나 무서웠던가. 그래서 구제역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기간에는 이 사슴방사장도 시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보호조치를 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위험했던 기간에 이 사슴방사장에서는 무려 일곱 마리의 새끼들이 태어나는 경사가 있었던 것이다.
공원관리를 맡고 있는 공무원인 황서현 씨 말에 의하면 그 기간 동안에 태어난 일곱 마리의 사슴새끼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본래 수사슴 네 마리와 암사슴 열 마리가 있었는데 새끼 일곱 마리가 태어나 지금은 모두 21마리의 사슴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컷 중에서도 대장인 사슴은 당당한 뿔과 늠름한 체구가 단연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대장 사슴에게 시민 한 사람이 먹이풀을 내밀었지만 대장사슴은 흘끔 돌아보고 경계의 눈초리를 보였다. 그러자 다른 암컷 한 마리가 다가와 먹이풀을 받아먹는다. 시민들은 역시 대장답다고 칭찬을 한다.
날씨는 서늘했지만 쨍쨍한 햇살에 대부분의 사슴들은 다리 밑과 나무그늘 밑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네 마리의 수컷 사슴 중 한 마리는 뿔이 하나뿐이다. 어쩌면 대장 사슴에게 도전했다가 상처를 입었는지 모른다. 여름을 지나면서 새끼 사슴들도 제법 많이 자라서인지 어미젖을 먹는 새끼사슴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겨울과 봄철에 걸쳐 전국을 휩쓸다시피 극성을 부렸던 구제역 속에서 태어난 새끼 사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 시민들과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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