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 지구의 생생한 모습

시민기자 조범동

발행일 2010.11.24. 00:00

수정일 2010.11.24. 00:00

조회 2,389

1888년 미국 국립지리학회(National Geographic Society, NGS)에서 처음으로 발간하여 현재 전 세계 32개국에서 34개 언어로 발행되고 있는 월간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주옥 같은 사진들을 한데 모은 ‘지구를 담은 사진전 LIFE & NATURE' 전시가 오는 12월 9일(목)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현대 사회의 중요한 이슈인 ‘지구환경과 인간의 삶’에 관한 것들이다. 자연 풍경을 시작으로 동식물의 삶과 인간에 의한 환경 파괴의 모습 그리고 훼손된 자연을 되살리고 보존하려는 희망의 메시지로 이어지는 4가지 핵심 주제에 따라 약 18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또한, ‘최초의 컬러 수중 사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과 관련된 사진’ 등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사진들과 역사적 의미를 가진 사진들이 함께 공개되었다.

첫 번째 주제는 땅, 하늘, 바다 등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돌아보는 ‘자연의 풍광’이다. 동태평양 갈라파고스 제도의 섬부터 고비사막의 돌투성이 사막까지 도심에서 접할 수 없었던 대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주제인 동식물의 삶을 역동적인 이미지로 담은 ‘생명의 드라마’에서는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데, 맹수의 삶에서부터 바다 속 미생물의 삶까지 문명은 인간만의 것이지만 생명이라는 전 생태계에 주어진 축복과 권리를 깨닫게 된다.

두 번째 주제까지가 푸른 별 지구의 생생한 모습을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면, 세 번째 주제부터는 우리에게 과제를 던지고 있다. 빙산 위를 뒤뚱뒤뚱 걸어가는 펭귄 새끼들이 위태로워 보인다. 빙산이 곧 녹아내리고 펭귄들은 자취를 감춰버릴 듯 불안해진다. 펭귄뿐이 아니다. 북극곰도 지쳐 보인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덩이를 징검다리 건너듯 풍덩거리는 곰은 얼마 뒤엔 이 재미난 놀이를 할 수 없을지 모른다. 지구온난화로 서서히 얇아지는 북극의 부빙(浮氷)들은 이제 곰의 무게를 견딜 수 없게 약해졌다. 세 번째 주제 ‘지구의 눈물-위기의 징후’에서는 멸종 위기의 동식물과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을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전시회는 희망의 메시지로 끝을 맺고 있다. 네 번째 주제는 지구환경의 훼손과 그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기록한 ‘절망 속의 작은 희망’이다. 이 전시회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인간의 오만으로 파괴되어 가는 지구촌 구석구석을 담은 사진전이다. 전시회는 석유 중독과 욕망에 사로잡힌 자연의 경고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전시회를 관람하는 내내 전시장의 지나친 난방으로 실내는 더웠고, 자가용을 이용해서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을 위한 주차권 확인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우리의 생활이 변하지 않는다면, 전시장 한 켠에 쓰여진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볼 수 없어요’라는 문구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해야 할 때이다.

사진 자체로 아름다움을 주는 사진, 예상치 못했던 충격을 주는 사진, 아름다운 이미지 속 슬픈 현실과 같은 놀라운 반전이 있는 사진, 마지막으로 사랑, 우정, 노력, 희생 같은 인간적 가치가 느껴지는 사진 등을 즐기다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초록별이 얼마나 위대한 창조물이며, 이 위대한 창조물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관람문의는 1544-1681(www.ngphoto.co.kr).

사진 출처: 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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