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의 화풍을 이어받을 사람은 누구?

시민기자 주명희

발행일 2010.11.17. 00:00

수정일 2010.11.17. 00:00

조회 2,887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겸재정선기념관에서 이번 달 11일부터 26일까지 ‘겸재미술오름전’이 열리고 있다. 겸재 정선(1676~1759)은 우리나라의 산천을 주유하며 그 아름다움을 독창적인 화법으로 그려내어 진경산수화라는 화풍을 정립시킨 조선시대의 대가이다.

정선이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게 된 결정적 계기는 37세 때 이병연 등과 금강산을 유람하고 ‘해악전신첩’을 그린 것이다. 현재에는 이 그림이 남아있지 않지만 바로 전해인 36세 때 그린 ‘신묘년풍악도첩’이 남아있어 이 시기의 정선의 화풍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선의 30~40대는 정선 특유의 진경산수화풍이 형성되는 시기로 북종화법과 남종화법의 장점을 결합시켜 음양이 잘 조합된 화면구성을 보이고 있다. 정선의 초기작은 실경산수와 회화식 전통에 근거하여 마침내 조선의 그림 속에 조선의 풍경과 사람이 등장하는 진경산수라는 새로운 양식을 개척하게 된다.

겸재는 당시 사대부 사회에서 나라 안 최고의 명화가로 이름을 날렸을 뿐 아니라 이웃나라 중국에까지 그 화명이 전해져 북경에 가는 좌의정 김창집을 수행했던 김창업이 전한 겸재의 그림은 청나라의 대감식안(大鑑識眼)인 마유병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겸재는 초년에 가정형편이 다소 어려웠지만 자신의 능력으로 극복하고 만년에는 온갖 명예와 복록을 누리다 84세의 나이에 무수한 걸작을 남긴 채 위대한 생을 마친다.

현재 ‘겸재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는 위치는 겸재 정선이 1740년 지금의 강서구에 양천현령으로 부임한 후 5년간 봉직하면서 한강변에 위치한 강서의 아름다운 풍광을 화폭에 담아냈는데 기념관은 당시 양천현아가 있던 가양동 궁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겸재의 진정한 예술혼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유서 깊은 장소다.

겸재의 화풍을 연구하고 그 예술혼을 그리자는 의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출품자들이 기성화가가 아닌 순수한 아마추어들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유관단체의 추천을 받은 전국의 화실, 미술동아리 등 아마추어 미술가들이 겸재의 뛰어난 화풍과 심오한 예술세계를 이어 나아가고자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54점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전시회의 명칭에 사용된 오름이란 말은 제주도에서 주화산을 제외한 작은 화산들을 통칭하는 제주방언으로 겸재 정선의 진경정신을 후대에 계승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겸재의 숨결을 느끼고 진경산수의 화풍을 후대에 계승하고자 마련한 이번 오름전은 올해로 벌써 3회째로 강서구에서 주관하는 ‘겸재진경미술대전’, ‘겸재정선사생대회’와 함께 겸재 정선을 주제로 한 대표적인 예술축제이다. 해를 더해갈수록 겸재의 예술적 혼을 잘 표현한 수준 높은 작품들로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이 전시회는 새내기 화가들이 현대미술과 접목하여 표현하는 겸재의 새로운 해석으로 '겸재 미술'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겸재미술오름전’은 출품작들을 평가하는 심사위원이 따로 없고 개막식 당일 출품자들이 직접 투표하여 최우수작 등 시상작을 선정한다. 모두가 작가인 동시에 심사위원인 셈이다. 참가자들은 모두 아마추어 화가이지만 작품을 통해 겸재의 숨결과 재능을 배우며 우리나라를 빛낼 훌륭한 화가가 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전시회 입장료는 무료이며,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이다. 또한 관람객들에게는 출품작을 담은 도록도 무료로 배부한다.

#겸재정선기념관 #겸재미술오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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