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공원, 1도의 차이를 아십니까

admin

발행일 2010.06.14. 00:00

수정일 2010.06.14. 00:00

조회 3,182

쉼터를 넘어 자연을 통한 치유까지 … 서울장애인복지재단 옥상공원 '기와마루'

잠시 쉬고 싶을 때 인근에 마땅한 곳이 없다면 건물을 올려다보라. 나뭇가지라도 삐죽이 나와 있다면 십중팔구 쉼터가 있다. 요즘은 고층 빌딩은 물론이고 공공건물 옥상을 적극 활용한 ‘옥상공원’이 인기다. 옥상이라는 공간 특성상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고, 도심의 온도를 1도라도 낮출 수 있는 노력이 모아지고 있다. 이곳 또한 그와 같은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고덕동에 위치한 서울장애인복지관 건물. 그 옥상에 ‘기와마루’라고 ‘기운의 정점’이라는 뜻의 아담한 옥상공원이 생겼다. 비교적 녹지가 잘 유지되고 있는 주변 환경이지만, 옥상공원 덕에 산책로를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장애인복지관은 단아한 단층 건물이다. 요즘 보기 드문 단층건물에 낮은 산 가까이 있어 그곳 나무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포근하다. 주변 숲과 함께 곳곳에 가꿔온 조경 또한 일품. 'ㅁ'자 모양을 두 개 이은 듯한 단층 건물에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이곳은 명칭 그대로 장애인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고 있는데 복지관 중에서도 자연 친화적인 환경을 자랑한다. 또한 주차장 위에 잔디를 덮은 운동장이 단층 건물과 이어져 시원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5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완성된 옥상 공원까지 선보여 쉼터로 인기다.

옥상공원 조성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방수공사. 물을 자주 접하게 되는 옥상공원 특성을 고려, 방수공사를 철저히 한 뒤 수목을 심는다. 기와마루 또한 이 과정을 거친 뒤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휠체어까지 다닐 수 있는 목재 데크를 설치, 출입이 자유롭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에 소나무와 장미, 허브류, 다년생 화초를 심어 보는 즐거움도 한몫 한다. 빨갛게 익은 보리수 열매를 따는 재미와 모양은 볼품없지만 딸기의 단맛이 정원을 가꾸는 손길을 기쁘게 하고 있다. 또한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수생식물을 기르고 있어 인근 어린이집 학생들도 견학을 나올 정도다.

이처럼 작은 공간도 활용하기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 한다. 옥상공원은 쉼터로서의 역할도 크지만, 자연을 통한 치유까지 거들고 있다. 더구나 탁 트인 장소의 장점을 이용해 키운 식물은 공기정화에 일조하고, 더 나아가 건물의 온도를 낮춤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받는 옥상은 39도에 이르고 공원화된 곳은 26도로, 그 차이는 숫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런 장소가 있느냐 없느냐로 체감온도부터가 다르다는 사실, 가까운 곳을 찾아 느껴보자.

시민기자/장경아
jka520@hanmail.net

찜통이던 옥상 아래층 복도, 요즘은 8~9℃ 내려가 … 노원소방서 옥상공원

옥상공원은 이제 주변에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녹지 공간과 휴식 공간 확보 외에도 옥상 공원은 건물의 냉난방 에너지 절약 효과도 뛰어난 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옥상 녹화 전후 실측 실험을 통해 6.4 %~ 13.3% 정도 절감 효과가 있다. 작년 7월 옥상공원을 조성해 아이들의 소방안전교육과 연계하여 생태환경교육도 실시하고 있는 노원소방서도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이다.

노원소방서 옥상엔 아담한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공원 중앙엔 원두막 모양의 그늘막이 세워져 있고 하늘을 볼 수 있게 투명 지붕으로 만들어진 것이 인상적이다. 중앙 통로는 산책하기 좋게 나무로 이어져 있었다. 나무 원탁과 의자가 놓여 있는 곳은 편안한 느낌의 통나무가 깔려 있어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구멍 숭숭 뚫린 잿빛 화강암은 징검다리인양 잔디 사이에 규칙적인 모양새로 놓여 주 통로와 원탁과 의자가 놓인 곳으로 연결해 주고 있었다.

건물의 주(主) 기둥이 있는 공원의 가장자리로는 둥근 소나무, 산사나무, 백당나무 등 교목과 백철쭉, 자산홍 등 관목이 심어져 있고, 중앙엔 구절초, 노루오줌, 돌단풍, 범부채, 비비추, 하늘매발톱, 벌개미취, 붉은꽃 패랭이, 수호초 등 계절 야생화가 피어 있었다. 친절하게도 푯말까지 있어 이름과 꽃모양을 관찰하여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옥상 한 쪽에는 공간 온도와 토양 속 온도, 녹화된 옥상과 비(非) 녹화된 옥상의 표면 온도를 관찰할 수 있는 표지판도 세워져 있었다. 노원소방서 한기응 반장은 “공공시설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한여름 에어컨 사용이 자제되어, 옥상 바로 아래층 복도의 경우 찜통을 방불케 했으나, 녹화 후엔 약 8-9℃ 정도가 내려가 많이 시원해졌고, 겨울에도 실내가 한결 따뜻해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상정원뿐 아니라 전관 4층의 노원소방서 각 층의 발코니는 미니공원으로 탈바꿈 되어 있어 격무 중인 소방대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1층과 2층, 2층과 3층 계단 중간에 조성된 30~40평 규모의 작은 공원들은 파란색 파라솔이 그늘을 만들고 한창 개화 중인 분홍빛 노루오줌이 녹색식물들과 어우러져 싱그러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공간의 효용성이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녹화 전에는 분명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버려진 곳이었을 터였다. 소방서 전체 인원의 70~80%가 24시간 근무를 하다 보니 잠시 쉴 수 있는 활력 공간이 필요했고, 옥상공원과 각층의 미니 공원은 소방대원들에게 화재 현장 출동에 따른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는 역할도 제공하고 있었다.

노원소방서 옥상공원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아이들을 위한 소방교육이라는 특화된 교육과 더불어 생태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작년 1년간 3층에 마련된 119 안전체험교실에서 소방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은 약 2~3만 명. 아이들은 소방교육 후에 옥상정원에 올라와 나무와 들풀을 관찰하며 생태환경 교육도 자연스럽게 받는다.

현재 1층에서 옥상까지 연결되는 엘리베이터 설치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여기에는 주민들을 위한 배려가 깃들어 있었다. 1993년 개소한 노원소방서에는 그간 엘리베이터가 없어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 쉽지 않은 아동들과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불편이 컸다. 고경환 홍보담당은 “엘리베이터가 완공되면 훨씬 수월하게 옥상공원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며, 불조심 관련 그림 그리기와 글짓기 행사, 소방동요제 등 소방관련 행사도 이곳 옥상공원에서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관장과의 협의를 통해 인근지역 저소득층의 무료 결혼식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처음엔 관리가 잘 될까, 얼마 지나지 않아 풀밭이 되지나 않을까, 대원들의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특수공법으로 조성된 옥상공원은 웬만해서는 잡초가 생기지 않았을 뿐더러 혹 공원을 관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누구랄 것도 없이 대원들이 솔선해서 일주일에 20~30분 정도 풀을 뽑고 물을 줘서 늘 싱그러운 공원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장점 많은 옥상공원, 앞으로 서울 곳곳에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시민기자/김영옥
inform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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