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아줌마의 패션 트렌드 읽기

admin

발행일 2010.04.02. 00:00

수정일 2010.04.02. 00:00

조회 3,497

3월 26일부터 시작된 서울 패션위크가 지난 1일 12시, 대치동 SETEC 3관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파이널 이벤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오전 11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벌어졌던 쇼들은 일주일 동안의 바쁜 여정을 마무리했다.

화려한 캣워크와 숨가쁜 계약의 현장에서 조금은 벗어나 한가로울 것으로 예상했던 마지막 날,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패션위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디자이너들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깜짝 세일. 여기 참가하려는 수요가 행사 시간보다 앞서 몰리기 시작했다.

이번 행사에 나온 전 작품들은 참가업체들이 기부한 것이며, 이벤트의 판매수익금 전액과 티켓 구매 수익금의 일부는 서울복지재단을 통해서 청년일자리 창출기금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7일간의 축제를 뒤로 하고 이쯤 해서 패션 비전문가의 편안한 언어로 패션위크를 돌아보자.

2010년 서울패션위크에서는 다른 해보다 남성복의 신장이 강세를 보였다. 26일과 27일에 집중적인 관객이 많았고, 그 중 남성 입장객의 수요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남성들의 패션감각에 대한 높은 관심과 패션 디자이너들 중 남성 대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 추세를 잘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는 복고풍과 내츄럴 스타일이 강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몸에 딱 붙던 실루엣보다는 50~70년대풍의 살짝 여유로우면서도 라인을 여성스럽고 부드럽게 살려내는 실루엣이 고급스럽게 표현되었다. 그리고 20대에서 40대 초반까지 넓은 연령층이 선호할 만한 편안한 자연주의 캐주얼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느껴졌다. 참가한 45명 작가들의 개성이 각각 뚜렷했지만, 다가올 가을 즈음에는 서울의 거리에서 대조적인 두 스타일, 즉 도시적 세련됨을 만나거나 아니면 전원적 편안함을 마주치게 될 것 같다.

겨울패션의 경우에는 획일적이던 패딩의 변화가 엿보였다. 여성스런 라인을 살려 한 송이 꽃을 보는 듯한 작품도 선보였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머플러의 다양한 활용도 계속될 듯하다.

강렬한 슈즈의 색상이 점잖아진 색상톤에 액센트를 주듯 도드라지고, 재구성된 비즈가 부츠의 종류에 상관없이 발목을 장식하게 될 것 같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 등장한 슈즈 작품 중에서 눈에 띄는 작품들이 일제히 보였던 경향이다.

모시를 이용한 작품류도 눈에 익은 시원함을 자아냈다. 소재의 변화가 특별히 없음에도 오방색을 이용한 자연스러운 색상과 전통적 디자인이 한국적 편안함을 주는 부스였다.

다양한 작가의 개성이 묻어나는 서울컬렉션 디자이너 45인의 패션 작품에서 느낀 것은 심플함과 가벼워진 소재다. 이음새가 없거나 적어지면서 단순해졌지만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실루엣은 살아나고, 소재의 무게는 가벼워졌지만 시각적으로는 살짝 두껍거나 거친 듯한 느낌이 있었다.

당분간은 편안한 사이즈의 실용성 있는 빅백(big bag)이 디자인만 달리한 채 대중을 누빌 것 같다. 정장 차림의 식사 약속이 아니고서는 이전의 조리백 디자인의 앙증스러움은 분위기상 어색할 듯하다. 백팩도 더욱 실용적인 디자인이 우세해 소재와 디자인은 백팩이지만 등산백에 가까울 정도로 포켓이 증가하고 길이가 길어진 점이 독특하다.

서해안 초계함 사건으로 슬픔이 깊은 분위기 속에서 서울패션위크 행사의 향방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슬픔 속에서도 봄은 밀려오듯이 계절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면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는 우리는 예술과 디자인 속에서 사회의 분위기와 흐름을 표현하고 읽어낸다. 2011 서울패션위크의 새로운 흐름을 기대하며, '아듀! 2010서울패션위크'.

시민기자/정혜란
touforu@naver.com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