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아는 목조건축은 조선시대에 국한됐다는 사실을 발견하다
국립중앙박물관 1층 중앙홀에서는 ‘우리 목조건축 어떻게 변해왔나’의 주제로 목조 건축의 짜임새와 중요건축물의 모형과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3월 23일 개장일에 기자들을 초청한 프레스투어에 참가했을 때 박물관 직원들은 조형물의 공간 배치에 마지막 신경을 쓰며 분주했다.
깬돌을 도구로 사용하던 신석기 암사동 움집터 복원도로부터 부족을 형성하는 청동기 집터, 그리고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와 발해의 집 형태를 설명하는 것 같은 토기와 벽화도 볼 수 있었다. 전시에서는 우리 눈에 익은 고려와 조선의 목조건축도 섬세한 조형물을 통해 그 짜임새까지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불에 타 재건 중인 국보 1호 목조건축물 '숭례문'의 과거와 복원될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은 관심이 쏠렸다. 경복궁의 옛 사진과 선운사 창담암, 전등사의 대웅전, 법주사 팔상전, 그리고 우문사의 대웅보전 등은 옛 사진과 오늘날의 사진을 비교해 볼 수 있게 돼 있었다. 특징적인 짜임새인 지붕 아래 익공의 모습을 부각시켜 각 건물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고, 조립식인 우리나라 목조건물 양식의 맞물림 기법도 유심히 살펴 볼 수가 있다.

눈에 익은 고려와 조선의 기와집을 보고 나면, 다시 한번 신석기 시대부터 훑어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다. 동굴이나 바위그늘에서부터 시작된 인류의 거주지가 바닥에 땅을 파서 기둥과 풀, 삼나무 등의 재료를 엮어 집을 만들고, 토기로 추측해 볼 수 있는 삼국시대의 집모양을 따라 눈길을 이어오면, 창원 다호리에서 발견된 가야시대 집모양의 토기를 만난다. 바닥으로부터 높이를 올려 지어 동물들로부터 안전을 꾀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옆에 있는 고구려 덕흥리 무덤벽화에서 보이는 창고의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삼국시대 들어 궁궐과 불교의 영향으로 사찰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황룡사 9층 석탑에 이르러 그 절정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현존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신비한 황룡사 9층 석탑. 우리 눈에 익은 궁궐 지붕 아래 소의 혀 같기도 하고 새의 날개 모양 같기도 한 조각물도 볼 수 있다. 바로 익공이다. 그 익공의 모양에 따른 우리만의 개성과 다양성에 주목해볼 수 있는 기회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건축양식은 조선의 건축양식임을 새삼 알게 된 전시였다. 그만큼 목조건축만 해도 시대별로 다양한 건축양식이 존재하는데 우리가 우리 것을 제대로 모르고 살아온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공부인가. 더욱이 국립중앙박물관의 방대한 전시물과 결합하여 둘러본다면 더욱 훌륭한 역사공부가 될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홈페이지 소개를 인용하자면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 고려실과 조선실과 연계 전시하여 건축의 변화뿐 아니라 각 시대의 문화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우리 목조건축 어떻게 변해왔나] 전시 안내
전시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 '역사의 길' 전시기간: 6월 27일까지 관람시간: 화·목·금 09:00~18:00, 수·토 09:00~21:00, 일요일/공휴일 09:00~19:00 입장료: 무료 교통편: 지하철 4호선이나 중앙선(덕소-용산) 이촌역 2번 출구 용산가족공원 방향 150m | | | |
 시민기자/정혜란
toufor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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