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프레 … 새로운 청소년 문화
admin
발행일 2010.02.22. 00:00
굳이 만화나 게임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코스프레’ 또는 ‘코스튬플레이’라는 말을 한두 번 쯤은 들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자주 보는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를 복장을 입고 포즈를 취한다거나 연기를 하는 것을 코스튬플레이라고 하며, 이를 줄여 일본에서 쓰는 말이 바로 코스프레다. 요즘은 만화나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 또는 지스타와 같은 대형 게임 박람회 성격의 행사에서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으로 레이싱 모델들이나 전문 코스프레 팀들을 초청해 캐릭터 복장을 입혀 행사를 많이 진행하고 있어,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코스프레라는 단어가 낯설지만은 않은 상태가 되었다. 물론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거리에서 코스프레를 한 '코스어'들을 만났을 때 낯설어 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경우가 많다. 아직 일본 문화가 유입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코스프레는 성인문화적이고 동성애적인 분위기의 일본풍 전통복장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이나 통신의 발전으로 급격하게 반전을 이뤄, 일본문화 보급의 긍적적인 측면과 한국 코스프레의 건전한 성장으로 인해 그저 일본문화 흉내기에 젖어 있는 철없는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 많이 인식되어가는 실정이며,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마니아들의 취미생활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한국에서도 코스프레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어가는 과정의 과도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코스프레 문화가 실제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시작이 되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살펴보면, 코스프레의 기원은 과거 역사의 가장행렬 풍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대시대 점술사나 무당이 죽은 마을 부족장의 옷을 입고 춤을 추며 제사를 지냈다거나 유럽 각국에서 전쟁에 희생된 영웅들의 혼을 달래기 위해 그들과 비슷한 복장을 입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가장행렬 행사는 그 역사가 깊다. 이러한 역사와 연관된 과거의 풍습들이 할로윈 복장을 한 사람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얻는 할로윈데이나 추수 감사절의 가장 행렬로 이어졌다고 보기도 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 위주의 코스프레 행사는 1970년대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1980년대 초 일본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되면서 코스프레 역시 자연스럽게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게 됐다. 코스프레라는 말은 1984년 LA에서 열린 세계 SF 박람회를 통해 처음 미국에서 사용되었으며, 지금의 코스튬 플레이를 대표하는 명칭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문화가 막 개방되기 시작한 1996년경 [나인]이라는 잡지에서 개최한 아마추어 코스프래 행사를 통해 처음 선보여졌으며, 이후 90년대 말 코믹월드, ACA, SICAF와 같은 행사를 통해 코스프레 대회가 본격적으로 개최되기 시작하며 팬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게 됐다. 이후 코스프레에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꾸준히 개최되고 일반인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계속한 결과, 코스프레 행사는 하나의 취미 활동으로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90년대 말 1만 명 정도였던 국내 코스프레 인구는 현재 10~20만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그 층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코스프레로는 특정 장소에서 다양한 포즈를 촬영하는 촬영 행사와 행사 스테이지에서 애니메이션의 특정 장면을 재현하는 무대 행사로 구분돼 실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행사의 부속 행사가 아닌 코스프레 메인 행사(코믹월드 행사, 국제게임 코스튬 플레이, 지스타 등)로 하는 경우도 다수 개최되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코스프레 커뮤니티인 물파스 닷컴이나 개인 동호회격인 코사모 등에서는 꾸준히 자체 코스프레 촬영회나 무대 행사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9년 10월 첫 행사를 개최한 이래 다양한 이벤트를 꾸준히 개최중인 WCF(Wonder Cosplay Festival)는 매년 여름 일본의 나고야에서 개최되는 WCS(World Cosplay Summit) 행사에 출전할 한국 대표를 선발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코스프레를 즐기는 인구가 확대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동대문 의류시장을 중심으로 코스어를 고객으로 하는 전문 액세서리, 가발, 의상 등의 매장이 등장했으며. 스튜디오 네코와 같이 코스프레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촬영 스튜디오는 코스어들과 코스프레를 촬영하는 사진사들에게 꼭 한 번씩은 들려야 하는 장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몇 년 전 부터는 에버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에서도 코스프레 전문 행사를 자체적으로 개최하며 방문객을 유도하고 있으며, 일부 의상 관련 업체에서는 자사의 의상을 홍보하기 위한 코스프레 팀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코스프레 인구가 늘어나면서 드레스 카페나 캐릭터 카페와 같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생겨났다. 이곳은 소규모 스튜디오와 카페가 결합된 형태의 매장으로 미리 준비된 드레스나 코스프레 복장을 입고 차를 마시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마련돼 있다.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하는 연인 또는 친구들이 주 고객이며, 최근에는 독특한 사진을 찍고자 하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그 수가 늘고 있다. 이에 해당 업체에서는 홈페이지나 카페를 개설하고 예약을 받거나 정보를 공유하고, 사진을 인화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코스프레 문화의 주체는 주로 청소년이다. 그런 만큼 자본의 상술이 이 문화를 주도해나가면서 그동안의 짧지 않은 노력들이 먹구름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에서 해야 할 일도 있을 것 같다. 이들 청소년을 위해 조금은 희생할 줄 아는 미덕이 새로 시작하는 코스어 후배들에게 좋은 환경이 된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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