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집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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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01.13. 00:00

수정일 2010.01.13. 00:00

조회 3,550



시민기자 박칠성




1960년대부터 1980년대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국내 3대 최고급 요정이라 불리던 곳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대원각이다. 그곳의 여주인 김영한은 법정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깊은 감화를 받았던 것 같다. 1997년 7천여 평의 대지와 40여 동 건물 등을 포함한 대원각 일체를 법정스님이 계시는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로 시주했던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성북동 길상사의 유래다. 지금은 송광사 서울 분원으로 법정스님이 회주이고, 길상화 김영한 보살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유해가 화장 처리되어 이곳에 뿌려지면서 절 이름도 그의 법명을 사용한 길상사가 되었다.

길상사는 1997년 12월 14일 개원법회를 봉행하였고, 이듬해 1월 1일 길상선원에 이어 설법전을 열린 시민선방으로 개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각자의 마음을 항상 맑고 향기롭게 지니고 살아가자는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길상사는 어려운 이웃에게 항상 베풀고 도우면서 더불어 사는 인간의 참모습을 일깨우는 도량이다. 이곳에는 법당인 극락전과 지장전, 그리고 수련원인 설법전, 길상선원과 참선방 등이 있다. 또한 도서관도 있으며, 불제자에게 식사공양을 하는 식당도 있다.

길상사는 불교신자만이 아닌 일반인들의 참선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침묵의 집을 개방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국산차를 내주는 찻집도 운영하고 있다. 기자도 사찰 내 짧은 눈길을 산책하다가 침묵의 집에서 묵상의 시간을 가진 후 점심공양까지 받았다. 마지막으로 찻집에서 대추차를 한 잔 받아들고 있자니, 나름대로 평화로운 기운이 가슴을 가득 채우는 것을 느꼈다.

길상사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한국 사찰의 모습을 짧은 체류기간 중에도 보고 갈 수 있는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것이다. 사찰 내를 구경하다 보면 설법전 앞에 왠 성모마리아상일까 싶은 동상이 하나 서있다. 이것은 자비롭고 온화한 모습의 관세음보살상이다. 길상사 개원식에 별세한 김수환 추기경께서 경축사를 하셨다는 소문을 떠올려보면 금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미 특정 종교를 초월한 길상사에서는 오히려 불교 본연의 자비로운 마음을 보는 듯하다.

길상사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큰 사찰이지만, 곳곳에 묵언이란 가르침 판이 걸려 있는 만큼 한적함과 여유로움을 갖춘 아름다운 도량이다. 이곳에서 건강한 사회를 위한 사회참여 프로그램에 동참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길상사 경내만 다녀온다 해도 충분하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길상사를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 6번 출구에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만일 셔틀버스를 놓쳤을 때는 마을버스 2112, 1111번을 타고 홍익사대부고에 하차하면 된다. 길상사에 직접 문의전화(3672-5945~6)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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