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빛의 무릉도원 되다

admin

발행일 2009.11.12. 00:00

수정일 2009.11.12. 00:00

조회 2,410

청계천에서 사슴이 뛰어놀고, 학이 하늘에서 내려온다. 그들은 은은하게 빛나며 밤을 밝힌다. 바로 세계등축제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이 축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계속될 한국 방문의 해의 포문을 여는 중요한 행사로서, 이 날 개막행사에는 한류스타 이병헌, 영부인 김윤옥 여사 등 인사들도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자리를 빛냈다.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관광객들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는데, 특히 일본 관광객들이 많았다. 기자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자 몇몇 일본 관광객들은 한국어로 “서울 예뻐요”라고 말했다. 한류스타에 대한 관심을 이제 서울이라는 도시 브랜드에 집중시키고 있었다. 점등식의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불꽃이 터지며 청계천에 있는 등들은 각자의 색과 빛을 뽐내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에 개의치 않고 활기와 기대를 띈 얼굴로 청계천으로 몰려들었다.

이번 축제는 청계광장을 시작으로 삼일교까지 이어지며, 교류, 원류, 한류, 일류의 총 4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교류존에 들어서기에 앞서 먼저 수문장과 복원 중에 있는 숭례문을 재현한 등불이 시민들을 반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숭례문을 잠시나마 회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교류존에는 한, 중, 일은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등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무슨 등축제냐 하시는 분들이라면 ‘연등놀이 미니어쳐’를 보시라.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온 연등놀이를 재현해 등축제 행사의 유례를 보여준다. 이번 등축제 기간에는 등축제로 유명한 일본 아오모리의 네부타등, 아키타의 간토등도 초청되어 전시되며 일본, 대만, 중국의 장인들이 직접 세계 등을 제작했다고 하니 현지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교류존을 살펴보다 보면 벽면에 빼곡히 장식된 색색의 등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바를 적는다. 가족, 친구, 연인끼리 방문하여 메시지를 적어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일이 되지 않을까? 모전교 근처에서는 15일까지 소망등, 기념등 만들기 행사(참가비 1000원,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될 예정)가 진행된다. 주말에는 모전교 옆에서 등마차도 운행된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교류존 끝자락에는 모아이, 피사의 사탑, 피라미드, 빅벤 등의 세계문화유산과 랜드마크를 형상화한 등불들이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이런 곳에서 세계문화유산도 공부해보고, 등불도 즐겨보시길 바란다.

원류존에서는 봉황, 호랑이, 거북이 등 한국 전설 속 동물 모형등과 12지신 등이 전시되어 한국 전통문화를 알린다. 한류존으로 가는 도중 광교에서는 12일부터 15일까지 청계천에 등을 띄우는 유등체험을 할 수 있다. 한류존에서는 세계인들에게 잘 알려진 N타워, 경복궁 등의 랜드마크를 형상화한 등, 박찬호나 비 등 유명인들을 형상화한 등, 그리고 딸기와 뽀로로와 같은 유명 캐릭터를 형상화한 등을 전시한다. 마지막으로 일류존. 후일 완공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반포대교 플로팅 아일랜드,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등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5일까지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평소에 도시에서 보아오던 화려한 빛들과는 다른 은은한 빛을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세계등축제. 이번 주말에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함께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기자/고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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