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과 전통놀이를 한번에!

admin

발행일 2009.07.30. 00:00

수정일 2009.07.30. 00:00

조회 2,704



시민기자 석성득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가볼 만한 근사한 곳으로 남산골한옥마을을 소개한다. 서울에서 한옥마을이라 하면 북촌한옥마을과 남산골한옥마을이 있는데, 남산골한옥마을은 서울의 팔대가로 불리어오던 사대부가로부터 일반 평민의 집에 이르기까지 서울에 흩어져 있었던 전통한옥 다섯 채를 한 곳에 옮겨 놓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문화유산 해설사의 안내와 섬세한 역사적 해설을 들으면서 전통가옥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한옥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천우각이 기품 있게 서 있다. 황금빛 잉어가 노는 연못을 배경으로 옛 선비들의 풍류를 느낄 수 있다. 남산의 푸른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등에 업고 잠시 한낮의 무더위를 잊을 수도 있다. 마당 한 가운데서는 전통 놀이 체험으로 굴렁쇠 굴리기를 한다. 아빠는 추억을 굴리고 아이는 신기한 동그라미를 굴리는 재미에 푹 빠져 든다.

순종의 황후인 윤씨가 열세 살에 동궁계비로 책봉되기 전까지 살았던 68평 규모의 순정효 황후의 친가는 미음자형 구조로, 빙 둘러서 방이 열네 칸, 부엌이 한 칸, 조금의 틈도 없이 대문으로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체 높은 가문을 상징하듯이 기단이 삼단으로 어느 한옥보다도 높았다. 대청마루에서 “여봐라!, 걔 누구 없느냐?” 윤씨 아버님이 호령하는 목소리에 금방이라도 마당쇠가 “예이” 하며 달려와 허리를 조아릴 듯한 울림이 있는 곳이다.

한옥의 멋스런 정취를 따라 걷다 보면 해풍부연군 윤택영댁 재실, 부마도위 박영효 가옥, 도편수 이승업 가옥이 있고, 서울 팔대가의 가옥과는 달리 평민주택의 양식을 그대로 재현한 25평 규모의 오위장 김춘영 가옥이 저마다의 이유로 조선시대의 실제 건축양식을 복원하여 한옥마을을 이루고 있다.

곡선의 미로에 취해 걷다보면 툭! 툭! 떡치는 소리, 휘~휘 그네 타는 소리, 도야! 모야! 윷놀이, 활쏘기, 재기차기, 한복 입어보기, 디딜방아 찧기 등 많은 체험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직접 가마솥에 불을 지펴서 두부를 만들어 먹는 체험도 할 수 있으며 맷돌 돌리기, 다듬이질, 먹거리 시식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선조들의 지혜와 놀이에 빠져들 수 있다.

전통 공예관에서는 다양한 전통공예품이 전시되고 있으며, 서울 남산 국악당에서는 아쟁, 대금, 가야금, 해금과 같은 국악여행이 있고, 천우각 광장에서는 수시로 남산골 달빛풍류 문화행사가 열린다. 남산골 전통 정원을 산책하다 보면 서울의 문화유산을 매장해 놓은 '서울천년 타임캡슐'도 만날 수 있다. 서울의 모습을 대표할 수 있는 문물 600점을 캡슐에 담아 천년이 지난 2394년 11월 29일 우리의 후손들이 개봉하도록 되어 있다.

한옥마을과 타임캡슐을 둘러보면서 우리의 옛것을 지키고 가꾸려는 서울시의 마음이 푸근하게 전해져 온다. 미래의 주인이 될 아이들과 산책하면서 우리 것의 소중함을 되새겨 봄은 어떨까?

돌아오는 길이 아쉽다면 한옥마을 후문 쪽으로 걸어 올라가보자. 새롭게 단장한 녹색 우레탄길이 폭신폭신하게 깔려 있어 남산의 푸른 숲을 넉넉히 산책하기에 좋다. 남산 타워가 있는 정상까지 가고 싶다면 걸어가긴 너무 멀기 때문에 충무로역에서 2번, 5번 남산 순환버스를 타자. 십여 분 이내에 남산에 도착할 수 있다. 한옥마을과 남산타워 길은 가족 나들이 코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외국인들의 관광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 가기 전에 알아두세요!

4호선 충무로역에서 내려 3,4번 출구로 나가면 몇 미터 바로 앞에 한옥마을 입구가 보인다. 문화 해설가의 해설 소요시간은 30~40분이며, 사전예약(☎ 2264-4412)도 가능하고 현장접수도 받는다. 한옥마을 관람료는 무료이며 화요일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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