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의 세 가지 비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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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7.13. 00:00
시민기자 정수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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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선릉 역. 하지만 그 중 선릉 안에 들어가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11일 아침 10시, 선릉 숲 해설 시간에 맞춰 선릉에 도착했다. 매표소를 지나 들어가자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밀짚모자를 쓰고 마이크와 연결된 스피커를 목에 건 김유해 해설가가 사람들에게 선릉 생태숲 안내지를 나눠준다. 빌딩 VS 숲 선릉은 빌딩 숲에 싸여 있는 진짜 숲이다. 어떻게 이렇게 왕릉 가까이까지 빌딩이 빼곡히 들어선 것일까? 김 해설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성종이 죽은 이듬해인 1495년, 지금의 자리에 선릉을 만들었는데, 원래 왕릉이 들어서기 전에 부근 10~20리에 사는 백성들을 모두 이주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을 숲으로 둘러싸고 일반인들의 통행을 통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말, 산미 증산계획에 의해 주변이 파괴되었고 해방 후 농민에 의해 농지로 사용되었단다. 1950년대 농지개혁법을 시행하면서 땅을 원래 주인에게 되찾아 주다 보니 선릉 부근의 땅은 모두 개인 소유로 넘어갔고, 현재처럼 빌딩이 들어서게 된 것이라고 한다. 자연적 VS 인위적 왕릉의 숲은 우리나라의 전통 조경 방법을 따른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도 다듬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둔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둥글게 다듬는 향나무도 그대로 둔다고 한다. 이에 김 해설가는 창경궁에도 한 동안은 나무를 다듬었는데 요즘은 전통 방법을 따라 다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들어오면서 그리고 걸어가는 길에 계속 보이던 그 꽃들은 뭘까? 자연적으로 자란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김 해설가에게 물으니 이 꽃은 시민들을 위한 조경이라고 했다. 시민들을 위한 공간이니 시민들을 위해 심어 놓은 것이란다. 자연적으로 자란 나무와 인위적으로 심은 꽃이 함께 있는 공간이 바로 선릉인 것이다. 침엽수 VS 오리나무 능에는 소나무가 많았다. 김 해설가는 소나무를 심는 것은 왕릉의 특징으로, 소나무가 절개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래 황제의 나라는 소나무를 심고 제후의 나라에는 측백나무를 심는데, 우리나라는 소나무를 심었다. 구불구불한 모양의 소나무가 많은 것은, 원래 곧은 소나무도 많았지만 좋은 재목은 다 베어버렸고 구불구불한 모양의 소나무만 남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구불구불한 소나무 역시 조경수로 인기가 있어 소나무의 수난시대다. 능에 많이 심는 나무 중 또 다른 하나가 오리나무이다. 선릉의 성종릉과 정현왕후릉 사이, 정릉의 입구인 홍살문 좌측으로 오리나무 숲이 있다. 오리나무는 원래 5리마다 심어 놓고 거리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오리나무는 습지에서 잘 자라 습기를 머금고 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화재가 나도 잘 타지 않아 왕릉에 많이 심었다고 한다. 숲 해설은 선릉 문화유산에 대한 설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시간을 보니 11시 56분이었다. 해설가와 함께 돌아보지 못한 나머지 숲을 좀 더 걷다가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릉 쪽 오리나무 숲에는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선릉 숲 해설은 4월부터 시작해 7월까지, 그리고 다시 9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된다. 해설이 진행되는 달의 둘째, 넷째 토요일 오전 10시에 시작하며, 매표소 인근 숲 해설 안내 표지 부근으로 시간 맞춰 가면 된다. 12일까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 기념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자세한 문의사항은 문화재청 선릉관리소로 연락하거나(☎ 568-1291) 홈페이지(http://seonjeong.cha.go.kr/)를 참조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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