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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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3.24. 00:00
시민기자 양일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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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펼쳐진 꽃장수 좌판에서 시작된 꽃향기가 바람에 묻어와 코끝을 간지르는 3월의 셋째 토요일. 전동휠체어를 타고 남산한옥마을을 다녀오는데 성공한 경험에 용기를 내어 낡은 카메라를 챙기고 이번엔 국립중앙박물관행을 단행했다. 집에서 400여 미터 떨어진 4호선 상계역.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무난한 전동차 탑승. 오늘의 도전 코스는 4호선 단일 코스로 상계역에서 이촌역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단독 주행이다. 중간에 갈아탈 이유가 없는 내 마음의 여유로움처럼 토요일 한낮의 전동차 안도 공간과 시간이 모두 여유롭다. 전동휠체어가 낯설지 않은 듯 노약자 석에 지정된 휠체어 공간이 거리낌 없이 자유롭다. 맞은편의 노약자 보호석의 원호용사 노익장께서 전동휠체어에 관심을 보이셨다. 구입 방법과 지원제도에 대해 아는 범위에서 대답해 드리는 사이 어느덧 이촌역에 도착했다. 처음 와본 이촌역은 낯설긴 해도 여느 역보다 너른 엘리베이터, 장애인 화장실의 근접성 등 장애인 편의시설의 완성도가 높다. 예전에 광화문에 있을 때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던 국립중앙박물관. 오늘 가본 대한민국 국립박물관 그 곳에는 내가 말로만 듣고 사진에서 본 이상의 역사와 유물이 있었다. 이순신과 손기정이 있었다. 금관과 토우도 있었다. 훈민정음과 함께. 곳곳에서 안내하는 친절함과 자세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휠체어를 가로막는 5센티의 턱이 없었다. 토요일 오후라서인지 학생들과 일반 관람객, 그리고 외국인들의 여유로운 표정과 활기차고 거침없는 동선의 활보. 그 속에서 기죽지 않고 전동휠체어를 탄 나도 종횡무진 여유로움과 스피드를 만끽하며 동관(東館) 전 층을 활보했다. 너무 넓어 전동휠체어를 탄 나를 비롯해 노인과 아이들, 아니 젊은이들조차 곳곳에 마련된 휴식공간에서 여유로운 담소와 휴식을 즐긴다. 돌아오는 길 이촌역. 내릴 땐 몰랐는데 타려하니 전동차와 승강장의 높이 차이가 심하다. 난감해 하던 차에 안전지도를 위해 고생하는 공익근무자에게 도움이 필요한 이유와 도움의 방법을 설명했다. 따듯한 미소와 흔쾌한 도움이 전동차 승차에 대한 불안으로 다소 난감했던 나에게 용기 충전 100%를 제공해 주었다. 무사히 귀가하는 길에 동네 어귀의 빈대떡집에서 빈대떡 두 장을 사서 집으로 왔다. 나른해진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피로로 다가 온다. 오늘 내가 행복해진 이유를 누가 알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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