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골, 옛 궁중 빨래터

admin

발행일 2009.03.06. 00:00

수정일 2009.03.06. 00:00

조회 4,242



시민기자 이승철

조선조 5백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우리 서울에는 매우 특이한 유래를 가진 지명들이 많다. 그 많은 지명들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유래를 가진 지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의 북쪽을 방벽처럼 지켜주고 있는 북한산 자락 한 골짜기에 빨래골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에 해당하는 이곳은 북한산이 시내 쪽으로 쭉 뻗쳐 내려온 칼바위능선 골짜기에 해당하는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 앞에서 03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골짜기 방향으로 200여 미터 안쪽에 빨래골 매표소가 나타난다. 이 매표소 일대의 골짜기가 바로 빨래골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다.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길가에 ‘빨래골 터’라고 쓴 검은 대리석 표지판이 나타난다, 표지판에는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하면서 빨래골이란 명칭이 생겼으며, 인근 주민들의 빨래터로 이용하였던 자리이다. 라고 새겨져 있다.

강북구청에서 세워놓은 안내판에도. '빨래골. 이곳은 삼각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의 양이 많아 ‘무너미’라 불리던 곳이다. 물이 많아 자연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인근 주민들의 쉼터와 빨래터로 이용되었고, 당시 대궐의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하면서 ‘빨래골’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으며 지금도 일반인들에게 널리 통용되고 있는 지명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궁중이 있는 대궐과는 상당한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터로 이용하여 특이한 이름이 붙은 빨래골은, 골짜기 안쪽에 삼성암이라는 암자가 있고 왼편 산자락에는 아주 특이한 모습의 묘비가 세워져 있는 공초 임상순 선생의 무덤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또 이 골짜기를 타고 오르면 칼바위능선으로 올라 대동문을 거쳐 북한산성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이기도 하다.

“내가 이 동네에서만 50년 넘게 살았는데 빨래골이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불리는 오랜 지명입니다. 대궐에서 궁중 무수리들이 이곳까지 빨래하러 왔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니까 정말이겠지요.” 빨래골 입구 정자에서 만난 노인의 말이다. 그러나 골이 깊어서일까? 추위가 풀린 요즘이지만 골짜기와 약수터엔 두꺼운 얼음이 덮여 있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 앞에서 03번 버스 타고 빨래골 종점에서 내려 안쪽으로 200여 미터 걸어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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