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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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2.27.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요즘 우리 극장가엔 아주 특별한 영화가 관객들을 모으며 감동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다름 아닌 산골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노인과 소가 나누는 교감과 따뜻한 사랑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다. 이 워낭소리는 우리 영화 역사상 독립영화로서는 감히 넘볼 수 없었던 100만 관객을 뛰어넘어 200만 명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영화팬들의 관심과 찬사 속에 이어지고 있는 관객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며칠 전 한 영화관에서 워낭소리를 본 후 영화를 만든 이충렬 감독도 만나보았다. 영화는 30년 동안 농사일과 삶을 함께하며 살아온 마흔 살 소를 떠나보내는 79세 늙은 농부의 3년 동안의 일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노인부부는 40대부터 소와 함께 농사일을 하며 9남매를 길러 출가시켰다. 그러나 고향마을에 둘이 남아 농사를 짓는 일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다. 그래서 60년을 넘겨 함께 살아온 이삼순(77) 할머니로부터도 매일 지청구를 듣는 경북 봉화 최원균(79세) 할아버지는 그래도 고집스럽게 늙은 소와 함께 농사일을 계속한다. 노인은 소가 없으면 일을 못할 정도로 소에게 의지하며 농사일을 하는데, 소의 먹이가 되는 볏짚에 농약이 남아 소의 건강을 해칠까봐 농약도 하지 않을 정도로 소를 아낀다. 노인의 각별한 돌봄과 사랑 때문인지 평균수명이 15년 정도인 다른 소들과는 달리 노인의 소는 40여년을 살고 노인이 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는다. 어찌 보면 처절할 정도로 힘들게 농사일을 하며 살아가는 노인의 삶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러나 사람과 짐승의 무언의 교감 속에 노인부부와 늙은 소가 엮어가는 담담하게 반복 되는 일상이 힘든 농사일과 농촌, 늙어감과 죽음, 그리고 사람과 짐승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영화가 끝난 후 이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충렬 감독은 다큐멘터리 전문 프리랜서 방송 PD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외환위기 때 자신을 있게 한 아버지와 고향이 생각나 우리 농촌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노인, 이 시대의 늙은 아버지 상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로 기획한 뒤, 주인공을 찾는데 4년이 걸렸으며 2005년부터 3년간 노인부부와 늙은 소의 특별한 삶을 촬영했다고 한다. 편집하는데도 1년 반이 걸렸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그가 이 영화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갈 것 같았다. 우리 영화사에 아주 특별한 한 획을 그으며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워낭소리는 관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감동을 안겨주는 정말 특별한 영화다. 우리 하이서울뉴스 독자들에게도 꼭 한 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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