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텃새 직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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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2.17. 00:00

수정일 2009.02.17. 00:00

조회 2,648



시민기자 이승철

기후와 환경이 변화하면서 생태계도 많이 변하고 있다, 요즘 도시와 농촌, 산간지방을 막론하고 개체수가 눈이 띄게 늘어난 텃새가 직박구리다. 서울에서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새가 비둘기, 까치에 이어 직박구리다. 예전에는 가장 흔하게 눈에 띄는 새가 참새였는데 그 참새들의 자리를 직박구리가 차지하고 나선 것이다.

직박구리는 몸길이 27,5cm 정도로 참새보다는 훨씬 크고 까치보다는 조금 작은 체구를 가졌다. 몸 전체가 잿빛을 띤 어두운 갈색이지만 머리는 약간의 파란빛이 도는 회색이고 귀 근처의 밤색 얼룩무늬가 예쁜 새다. 대부분의 다른 새들은 짝짓기를 하는 봄철이 되어야 지저귀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직박구리는 추운 겨울철에도 삐! 삐! 삐! 삐! 지저귀는 것이 다른 새들과는 아주 다르다.

여름철에는 암수가 함께 살며 새끼를 치고 이동할 때는 떼를 지어 이동한다. 특히 날아가는 모습이 아주 유연하여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날개를 퍼덕여 날아오른 뒤 날개를 몸 옆에 착 붙이고 멋진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기 때문이다. 봄철부터 초여름까지 새끼를 칠 때는 모성본능이 강하여 까치와 맞서 싸울 정도로 강인한 면도 볼 수 있는 새가 직박구리다.

엊그제 뒷동산에 올라갔을 때 직박구리 무리들은 산책로 옆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서있는 나무에 올라 열매를 따먹고 있었다. 무슨 열매인가 살펴보니 꽃사과라고 불리는 작은 열매들이다. 길가에는 십여 그루의 열매 나무들이 서있었는데 직박구리들은 이 나뭇가지에 올라 앉아 딱딱하게 말라버린 열매들을 여유 있게 따먹고 있었다.

노인들은 직박구리의 이름을 몰라 “저 새들 저거, 참 대단한 새야. 다른 새들은 저런 열매 따먹는 것을 본적이 없는데 저 새들만 저렇게 잘 따먹는다니까.” 하면서 신기해하는 것이었다. 직박구리들이 도시에서도 텃새로 자리 잡고 개체수가 증가하는 이유도 바로 겨울철 먹이가 귀할 때 작은 열매들을 주식으로 따먹는 왕성한 식성 때문이라고 한다.

초가집이나 기와집 처마 밑, 그리고 덤불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치는 참새는 이런 환경이 감소함에 따라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직박구리는 상대적으로 숲속의 나무는 물론 정원수나 가로수에도 은밀하게 작은 둥지를 틀고 새끼를 치는 도시환경에서도 아주 잘 적응하여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는 흔하지 않았던 텃새 직박구리가 강인한 생명력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여 참새가 누렸던 가장 흔한 텃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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