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 위에 희망을

admin

발행일 2009.01.19. 00:00

수정일 2009.01.19. 00:00

조회 1,558



시민기자 이혁진

지난 주말 서울에는 1월 들어 처음 눈이 내렸다. 12월 언젠가 첫눈을 봤지만 가물한 기억뿐 별 추억이 없다. 모처럼 내린 눈 때문데 출근길 직장인들은 적잖은 고생을 했을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더라도 가늠할 수 없는 시간때문에 출근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내 경우 사무실 가는 길이 항상 변함없지만 눈 온 날은 조금 더 들뜨는 편이다. 특히 오늘같이 바람도 조용한 함박눈일 경우에는 눈구경하는 재미가 그야말로 쏠쏠하다.

아파트 한 바퀴 설경을 보며 평소보다 3,40분 더 시간이 걸리지만 마음은 한결 가볍고 상쾌하다. 자연이 베푸는 혜택이리라. 사무실 동료들도 역시 내린 눈을 가지고 화제다. 멀리 바라다보이는 중랑천은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점심에 중랑천을 나갔다. 설국이 따로 없다. 온통 흰 세상 얼지 않은 물줄기 이외엔 어디가 어딘가를 분간할 수 없다. 눈길을 산책하는 사람은 나 외에도 여럿 있었다. 모두가 어린 동심에 나 못지않은 성급한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서 뭔가 힘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와중에도 자전거 길을 가르는 사람이 있다. 대단한 자전거마니아다. 이 정도 눈이라면 자전거를 포기할 텐데도 말이다. 나는 아무도 밟지 않은 미답의 눈길을 마치 탐험가가 헤쳐가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다.

정초에 내리는 눈은 행운을 부른다고 한다. 바로 서설(瑞雪)이다. 당장 겨울 가뭄 해소에 그만이다. 지금 가뭄이 심각해 산불같은 자연재해에 대비해 비상이 걸려 있다. 금년 농사도 걱정할 형편이었다. 이처럼 이번 눈이 길조(吉兆)를 부르는 눈이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 하얀 눈 위에 차분히 새해 희망을 새겨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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