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의 풍경과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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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01.02. 00:00
시민기자 이혁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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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얼마나 지속될까. 저 멀리 사라져가는 편린은 언젠가 잊혀지고 만다. 그리고 단절된 시간은 한동안 어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기우 때문에 기록과 사진을 남기려고 전쟁터까지 뛰어든다. 그가 가는 곳이 어디든 그곳은 바로 역사의 증언이며 현장이 된다. 죽어서도 자기의 업이 흔적으로 남는 걸 잘 알기에 그의 작업은 영혼이 깃들어 있다. 세밑 한가한 틈을 타 어제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을 들렀다가 우연히 귀한 사진들을 접했다. 격동의 현대사를 조명한 기록사진들이다. 해방이후 최근까지 서울의 삶의 자취를 더듬어보는 자리다. 어딘가 자료에서, 신문에서 자주 보던 우리네 모습들이기도 하다. 소위 전후 세대들이라면 누구나 무릎을 치며 공감하는 사진들이다. 어떤 사진은 설마 우리가 저렇게 까지 피폐했었나 할 정도로 고단한 삶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고 있다. 해방이후 전쟁을 겪으며 도시개발과 현대화로 서울에서 우리가 살아왔던 옛 모습을 지켜내기란 쉽지 않다. 종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사진으로나마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것은 작가(임인식)의 기록정신이 있기에 가능하다. 고 임인식(林寅植 1920-1998)은 격동의 세월을 사진으로 지킨 다큐멘터리 작가이다. 사진작가는 종로가 서울 아니 우리나라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이라는 테마에 일찍이 주목했다. 그가 전국을 무대로 사진활동을 펼쳤지만 종로 추억을 유달리 강조하는 이유이다. 사진은 종로가 정치 1번지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크고 작은 정부행사를 기록하고 있다. 겨울철 한강에서 얼음을 캐 톱질하는 장면과 북적대는 남대문시장과 청계천이 고스란히 재현된다. 작가가 살았던 가회동 주변의 삶과 흔적들도 우리네 일상 바로 그것이었다. 지난 과거의 모진 흔적일지라도 언제 보아도 새롭다. 아마 희망이란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구가 내년 서울특별시 개청 6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을 회고하며 미래 50년을 꿈꾸며 종로의 자부심으로 사진전을 기획하였다고 한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서울의 근,현대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내친김에 사진전을 보고난 후 광화문재건사업이 한창인 공사현장을 엿보는 것도 뜻깊은 시간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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