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문화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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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2.18. 00:00

수정일 2008.12.18. 00:00

조회 2,879



시민기자 이혁진




잠시 내눈을 의심했다. 아무리 봐도 예전의 그곳이지만 이렇게 새롭게 변할것이라곤 뜻밖이었다. 그러나 분명 서울 노원역 주변이다. 이곳은 한때 술집과 음식점 위주의 지저분하고 저녁이면 나이트 클럽의 호객꾼들이 난무해 특별한 일이 없으면 들르기를 기피했다. 한가한 수요일, 생활권이 달라 수 개월만에 들른 역 주위는 그야말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벌써 이런 변화의 노력이 있은 지 햇수로 2년, 지난 10월, 이 곳은 새로운 이름까지 달았다. "문화의 거리". 내심 흔히 듣는 거리라는 추측을 하면서 한 바퀴 살피는 동안 속단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구청에서 역 일대에 이르는 꽤 먼 구간에 문화라는 기치에 걸맞는 분위기를 예술품 전시하듯 조성했다. 산뜻한 타일로 치장한 거리는 청사초롱을 단 가로등이 줄서고 인도와 차도의 구분을 없앤 광장 곳곳에는 야외무대와 조형물을 세워 걷는 내내 문화와 예술의 상징성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기에 충분했다.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넘치는 거리가 아니라 이제는 어딜 봐도 반듯한 문화의 거리라고 해도 손색없는 곳으로 변했다. 문제는 거리만 바뀐 것이 아니라 거리 주변 분위기와 이미지까지도 달라진 것이다. 이곳이 노래자랑,댄스경연,비보이공연,마술대회,판토마임 등 각종 공연과 춤이 상시 열리는 문화공간이 되자 상가건물과 간판은 색깔과 디자인이 바뀌고 이곳을 찾는 유동인구들의 수준에 맞춰 자연히 상인들의 서비스도 달라졌다고 한다.


문화의 거리는 한마디로 머물고 싶은 곳이다. 음식점 등이 즐비한 먹자골목과 로데오거리를 비록 껴안고 있지만 문화와 예술이라는 컨셉이 차원높게 아우르는 거리는 이 거리가 생기기 전에는 감히 예상하지 못한 그림이었다. 마침 노원 문화의 거리를 보면서 서울시의 문화창의도시 비전에 포함된 문화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컬처노믹스(Culturenomics)전략이 생각났다. 도시개발과 발전에 문화를 접목하는 아이디어와 유사하기에 말이다.

문화의 거리는 그간 몇달 동안의 개장축제를 뒤로 하고 이제는 크리스마스 전야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광장으로 조성된 거리와 각종 야외무대는 또 다시 갖가지 공연을 다양한 모습으로 선보인일 것이다.

그러나 언제라도 가면 예전의 흉물거리가 아니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문화의 거리가 주는 이미지는 방문객들을 기분좋게 만들 것이다. 거리 곳곳에 화강암 벤치마다 새겨진 멋진 아름다운 싯귀들은 길손이 자리에 앉기에 앞서 먼저 말을 건넨다. 거리는 얼굴이다. 얼굴이 갖는 이미지처럼 거리가 풍기는 인상은 한 지역의 성격과 특징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점에서 노원 문화의 거리는 거리마다 특화하는 요즈음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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