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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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2.01.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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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 속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던 지난 주말에 찾은 선릉은 매우 쓸쓸한 풍경이었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내려 5분 쯤 걷자 선릉이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릉은 조선 9대 임금인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의 능이다. 선릉 경내에는 성종의 아들이며 폭군으로 반정에 의해 쫓겨난 연산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던 중종임금의 정릉도 있어서 선정릉이라고도 불린다. 특이한 것은 조선시대 거의 모든 왕릉들은 왕과 왕비의 능이 함께 모셔져 있지만 세조에게 죽임을 당하여 후대에 능으로 승격된 단종의 장릉, 그리고 동구릉에 있는 태조의 건원릉과 함께 중종임금의 정릉이 왕비와 따로 모셔져 있는 능이라는 것이다. 선릉 주차장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왼편 길가 언덕 위에 성종임금의 능이 높다랗게 바라보인다. 그러나 능 주변에는 낮은 나무울타리가 세워져 있고 ‘출입금지’라는 안내 푯말이 세워져 있어서 능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성종왕릉은 왕과 왕비의 신좌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정자각(丁字閣)에서 카메라 줌을 당겨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정자각은 왕과 왕비의 제사를 지내는 정(丁)자 모양으로 세워진 건물을 일컫는 이름이다.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어린이들 10여명이 선생님의 안내를 받으며 정자각으로 다가왔다. 어린이들은 내가 멀리 있는 능을 사진 찍는 것을 알아차리고 왜 능으로 올라가 사진을 찍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능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금지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자 “네” 하고 금방 수긍을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 이 집은 모양이 좀 이상해요, 왜 이렇게 지었어요?” 정자각의 모양이 일반 가옥이나 궁궐건물과 다른 것을 발견한 어린이가 첫 번째 던진 질문이었다. “아! 이 건물. 다른 집과는 모양이 매우 다르지요? 참 훌륭한 질문이에요.” 인솔한 선생님은 우선 어린이의 질문에 칭찬부터 했다. 집 모양이 다른 것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보인 것에 대한 칭찬이었다. 그리고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 정자각이 제사를 지내는 건물이라는 것과 이런 집모양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었다. 어린이들의 탐방학습 현장을 떠나 성종임금의 계비 정현왕후 윤씨의 능이 있는 곳으로 걸었다. 성종임금의 능과 작은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있는 정현왕후의 능도 역시 주변에 울타리가 세워져 있고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능 가까운 곳에 있는 울타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정현왕후는 영원부원군 윤호의 따님으로 1462년에 태어났으며 1479년 연산군의 생모 윤씨가 왕비자리에서 폐출되자 이듬해 왕비로 책봉되었고 1530년 경복궁 동궁에서 죽은 분이다. 능 앞과 주변에는 양 모양의 석상 2쌍과 호랑이 상 2쌍, 그리고 무덤 앞에는 상석이 놓여 있고, 무덤 앞 양쪽에 망주석 1쌍을 세우고 한 단 아래에는 문인석 1쌍과 마석 1쌍, 가운데에는 명등석이 있고, 그 아래에는 무인석 1쌍과 마석 1쌍이 세워져 있었다. 정현왕후 능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어린이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성종임금 능을 주변에서 살펴보며 선생님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고 마음 뿌듯한 풍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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