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푸드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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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9.01.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음식의 맛을 표현할 때 쓴맛, 단맛, 신맛, 매운맛, 짠맛, 이 다섯 가지 맛을 가지고 오미(五味)라고 말한다. 음식이 인간의 삶과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은 이 다섯 가지의 맛이 인생에 여러 굴곡과 닿아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고난 속에서 겪게 되는 쓴맛, 그 고통을 이겨내고 일어섰을 때 맛보게 되는 단맛, 살면서 잇몸이 시리도록 시큼한 순간들, 눈가에 눈물이 핑 돌도록 매운 순간들, 부지런한 땀 속에 묻어나는 짭조름한 소금 맛. 이처럼 음식의 맛과 삶은 참 많이 닮아있다. 그런 오미(五味)의 맛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우리 한식의 상차림에 다녀왔다. 어둠 속에 밝게 빛나는 농악대, 고개를 갸웃거리며 죽순을 먹고 있는 팬더, 광장에 마련된 조형물들이 음식축제의 흥을 더욱 돋우고 있다. 경희궁에선 임금이 직접 수라상을 마주한 채 궁중음식을 먹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었다. 저 많은 가지 수를 실제로 다 먹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바로 옆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선 차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전통 다례의 깊은 향기를 통해 마음의 여유가 넉넉하게 느껴진다. 또 다른 행사가 열리고 있는 청계광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시원한 분수 옆으로 길게 늘어선 음식 장터가 눈에 들어온다. 코끝에 달짝지근하게 감겨오는 파전 냄새가 입속에 군침을 돌게 한다. 색색별로 조화있게 준비된 한과와 떡들이 보인다.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선 외국인을 비롯해 내국인들이 각자의 음식 솜씨를 뽐내고 있다. 뚝배기 위로 구수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진행자의 위트에 음식을 요리하는 사람도 즐겁고 그것을 구경하는 시민들도 즐겁다. 서울 푸드 페스티벌에 마련된 부스에 몸에 좋은 음식을 안내해 놓았다.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라고 할 수 있는 된장과 김치 등 각종 한식이 우리의 몸에 어떻게 좋은지를 설명해 놓았다. 한국 음식 10선에는 김치, 냉면, 떡, 불고기, 비빔밥, 삼계탕, 신선로, 잡채, 다도, 전통주가 있는데 이 중에 잡채는 섞일 잡(雜), 나물 채(菜)에서 보듯 초기에는 채소만을 넣어서 만들어 먹었다. 현재의 당면이 들어간 잡채는 1900년대 초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신선로(神仙爐)는 전골의 한 종류로 각종 재료를 전골냄비에 모양 좋게 넣고 즉석에서 끓이는 것인데 유래는 연산군 시대에 정희량이라는 사람이 무오사화를 겪고 난 후에 속세를 떠나 선인 생활을 하던 중, 화로를 만들어 채소를 끓여 먹었다고 한다. 그의 기품이 마치 신선과 같았다고 해서 그가 죽은 후 그 그릇을 신선이 되어간 분의 화로라는 뜻으로 신선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오미(五味)를 맘껏 맛본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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