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청계천을 거닐다

admin

발행일 2008.08.20. 00:00

수정일 2008.08.20. 00:00

조회 1,414



시민기자 장경아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 중 하나가 청계천이 아닐까 싶다. 다시 찾은 청계천은 처음 생겼을 때보다 더 안정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곳곳의 나무와 풀숲들이 무성해졌고 새로운 그림과 시, 깨끗한 물 등 이제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휴식공간의 모습을 갖췄다.

처음 모습보다는 삶의 한 편에서 그 빛을 보여주고 있는 청계천. 청계천 고가도로가 있던 모습을 상상해보면 얼마나 많이 변한 모습인지 세삼 느끼리라.

남대문과 함께 시장경제의 큰 획을 긋는 곳이라고 할 수 있는 동대문. 패션쇼핑의 1번지 동대문에 청계천이라는 휴식공간을 더해 쇼핑과 한국을 알리는 관광지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이어진 황학동, 왕십리 곱창 등 그 일대의 지역특성을 잘 살려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사실 청계천을 따라 도보로도 얼마 안 되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청계천을 잠시 들르는 공간이 아닌 머무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즐길 거리나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정해진 공연 외에 젊은이들의 힘을 발산시키는 장소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처럼 수시로 공연무대로 제공한다면 관광객들은 휴식과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먹는 즐거움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을 터. 먹거리도 길을 따라 전문식당부터 노점상의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다. 사실 노점상은 88년 올림픽 이후로 많은 정비가 됐음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린 서민들이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장사이면서 또 서민들의 애용 식품이기에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을 무조건 도로 정비차원에서 없앨 것이 아니라 프리마켓으로 세금을 걷어 들이면서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태국에서 비닐에 담아준 얼음과 커피가 재미있었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사먹은 국수와 돼지고기구이가 맛있으며, 베트남에서는 바나나 잎에 싸서 팔았던 떡이 맛있었다. 일본에서는 별걸 다 파는 길거리 자판기가 재미있어 보여 필요도 없는 걸 사곤 했던 추억. 추억들이 모여 그 나라를 아름답게 이미지화 시켜주는 것 같다.

이런 작은 것들이 우리나라 음식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첫 관문이자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수입원이 될 수도 있다. 잘 정비된 관광 상품 외에도 그 나라 서민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가치를 부여해보면 어떨까 싶다.

빨리빨리 문화에 젖은 우리가 관광객에게도 빨리빨리 문화를 외치고 있어 그들이 지갑을 열 틈을 안주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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