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태양을 닮은 꽃

admin

발행일 2008.07.11. 00:00

수정일 2008.07.11. 00:00

조회 1,138



시민기자 이승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은 강과 산, 숲이 있기에 무더위를 식힐 수 있다. 서울은 주변에 숲이 우거진 아름다운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도시 한복판에 남산과 고궁들이 있어 푸르름과 시원함을 더해준다. 더구나 도시 한복판을 흐르는 한강은 보배 같은 존재다. 도심에 물길을 연 청계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무더위 속에 서울 성동구 마장동 마을 골목길을 걷다가 태양을 닮은 꽃을 발견했다. 그 꽃은 해바라기. 꽃피울 계절로는 조금 이른 듯 했지만 골목길 담장 안 전봇대 옆에서 핀 노랗고 커다란 꽃송이는 분명히 뜨거운 태양의 얼굴이었다. 둥글고 커다란 씨앗 판 주위를 노란 꽃잎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 여간 탐스럽고 화려한 모습이 아니었다.

“엄마, 저 해바라기 꽃은 정말 태양이 움직이는 쪽을 향해서 얼굴을 돌리는 거야?” 내가 사진을 찍고 있을 때 골목길을 지나던 여자어린이가 해바라기에 관심을 보였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는 해바라기 꽃을 보는 순간 해바라기가 정말 태양이 떠있는 쪽으로 얼굴을 돌릴 수 있을까 궁금했던 모양이다.

“자, 보렴, 지금 태양은 저쪽 방향에 떠있는데 꽃은 이쪽으로 향한 것도 있고 반대쪽으로 향한 것도 있잖아?” 엄마가 꽃과 태양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을 한다. 해바라기 꽃은 태양이 떠있는 쪽으로 모두 얼굴을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자 아이가 태양이 떠있는 쪽과 해바라기 꽃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아니네. 그런데 왜 해바라기라고 이름을 지었지?” 그러나 엄마는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어린이의 손을 잡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태양을 닮은 꽃 해바라기는 ‘향일화. 또는 ’조일화‘라고도 부른다. 한문자 이름이지만 해바라기와 비슷한 뜻을 가진 이름이다. 꽃송이가 크고 씨앗을 약용으로도 사용하는 관상용 꽃으로 많이 심는 꽃이다. 해바라기라는 이름은 중국 이름인 향일규(向日葵)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인데 꽃이 태양을 따라 도는 것으로 잘못 인식한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해바라기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에 알려지고 전해졌으며 태양의 꽃 또는 황금꽃이라고도 불리는 해바라기는 남미대륙에 있는 나라 페루의 국화이고 미국 캔자스 주의 주화이기도 하다. 무덥고 뜨거운 여름 서울 골목길 담장 안쪽에 활짝 피어난 해바라기는 태양을 닮은 ‘태양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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