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TALK
admin
발행일 2008.07.07. 00:00
페라가모, 미소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베르사체, 펜디, 프라다, 돌체 앤 가바나. 그 이름만으로도 뭇 남성과 여성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이들 이름에는 공통점이 있다. Made in Italy. 특히 밀라노를 중심으로 이들 제품은 명성을 얻었고, 세계로 팔려나가고 있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북부의 최대 도시다. 인구는 130만여명. 로마가 이탈리아의 행정 수도라면, 밀라노는 경제 수도, 디자인 수도라고 말한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고, 밀라노 시민의 1인당 소득은 이탈리아 국민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밀라노는 사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였다. 19세기 후반 전통적인 섬유공업 위에 알프스의 수력 발전을 기초로 금속·화학·기계 공업 등 중화학 공업이 발달했다. 실제 도시를 보더라도 두오모 성당이나 쇼핑가인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가 있는 중심가를 제외하곤 단조로운 오피스 빌딩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어떻게 밀라노는 세계적인 패션․디자인 도시로 이름을 얻었을까? 밀라노는 1960년대까지 프랑스, 영국, 독일 등에서 주문을 얻어 그들의 요구대로 옷을 가공해 주는 하청 도시였다. 물론 밀라노가 가지고 있었던 피혁 가공 기술, 원단 제조 기술, 봉제 기술은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밀라노의 의류업 종사자들은 높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디자인이었다. 코코 샤넬, 크리스티앙 디올, 이브 생 로랑 등이 만들어 준 디자인에 따라 옷을 단순 가공해서는 큰 돈을 벌 수 없었다. 밀라노는 1970년대 과감한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조르지오 아르마니, 베르사체, 베네통 등등으로 이어지는 디자이너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디자인도시로 성장하였다. 불과 30~40년만에 이룩한 놀라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경제적 수치로 그대로 반영되었다. 2007년 기준으로 이탈리아 패션 산업의 총매출액은 700억 유로(85조원)에 이른다. 밀라노를 중심으로 최상위 브랜드 제품 생산에 참여하는 기업체는 8만 곳에 이르고, 일하는 직원만 8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관여하는 유명 패션 브랜드만 무려 2천여개나 된다고 한다. 누군가 밀라노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로마 같은 역사도 없고, 피렌체 같은 낭만도 없으며, 베니스 같은 아름다움이 없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도시가 있다. 밀라노다." 디자인의 힘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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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주간/이중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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