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거장 첸 카이거,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키미 류, 크리스찬 디올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등 문화계 거장들의 서울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독특한 매력과 문화가 넘치는 서울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홍보 CF 촬영차 서울을 방문한 것이다. 일본에서 방영될 CF 촬영차 서울을 방문한 소설가 무라카미 류를 만나 촬영 소감과 그가 생각하는 서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 | |

서울…활기찬 에너지로 꽉 찬 도시
그동안 30여회가 넘게 서울을 방문한 소설가 무라카미 류 선생은 잘 알려진 서울 마니아다. 함께 건너온 일행과 헤어져 명동 길을 혼자 걷다 호텔로 돌아가는 일이 빈번할 정도로 명동의 구석구석을 사랑한다. 명동의 다양함과 넘쳐나는 먹 거리, 온갖 브랜드의 상품들이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서울 명소 리스트에 최근 한곳이 더 추가됐다. 서울의 대표시장 ‘광장시장’이 바로 그곳이다. 광장시장 방문이 멋지고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선생은 시장의 번잡함과 싱싱함, 충만한 에너지가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쭉 늘어선 노점상에 없는 물건이 없더군요. 온갖 먹 거리에, 오고 가는 술잔들, 어깨를 부딪히며 걷는 사람들…. 제가 그날 본 것은 거대한 에너지와 삶의 활기, 그리고 사람 사는 따뜻한 정이었어요. 서울은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대도시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큰소리로 이야기하고 활발하게 움직이죠. 동경의 조용한 모습에 익숙했던 터라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이제는 그런 활기가 나를 더욱 깨어있게 만듭니다”라고 경험을 소개한다.
CF 촬영을 하며 겪은 에피소드도 그의 서울사랑을 더욱 부채질 했다. 명동에서 노점상 세트를 차려 놓고, 촬영할 때의 일이었다. 느닷없이 거나하게 술에 취한 양복차림의 중년 남성이 털썩 주저앉으며 술을 주문하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제작팀이 촬영중임을 설명했지만 세트를 실제 노점으로 착각한 손님은 막무가내로 언성을 높이며 실강이를 벌였다. 일본에서는 흔하지 않은 광경을 목격한 무라카미 류는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풍경이다’ 이라는 생각에 오랫동안 흥미롭게 바라봤다고 한다. 이번에 그가 찍은 ‘서울은 사람 냄새나는 정겨움과 따뜻함으로 배가 부른 곳’이라는 묘사와 잘 들어맞는 풍경이 연출되었던 것.
게장, 한국문화의 정수가 오롯이 담겨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선생은 특히 삼계탕과 게장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든다. 게장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한국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문화의 정수라고까지 표현한다. 덧붙여 이처럼 오랜 역사의 음식문화를 간직한 한국은 좀더 문화적 자신감에 충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월드컵이 열렸을 때는 경기를 보러 오기도 했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작품을 쓴 적도 있을 만큼 서울은 내게 익숙한 도시입니다. 아마도 30여회가 넘을 듯한데, 처음 방문했던 20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어요. 거리가 깨끗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높은 빌딩도 많이 생겨 그동안 꽤 발전하고 부유해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죠. 다른 도시와 경쟁해도 결코 뒤쳐지지 않는 멋진 국제도시가 되었습니다.” 내년 출판을 목표로 대작 집필중인 상황에서 홍보 CF 출연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좋아하는 서울을 일본에 소개하는 일이라고 해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결정했습니다. 이 CF를 보고 많은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했으면 좋겠어요. 나처럼 서울의 매력에 흠뻑 젖는다면 더 좋은 노릇이고요” 호탕한 웃음과 함께 대답이 돌아왔다.
소중한 옛 것 지키며 해외 손님 끌어야
마지막으로 서울을 사랑한다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대작가에게 물었다. 관광객 1천2백만 명을 목표로 달리고 있고 서울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또 놓치면 안 되는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울은 현재 세계 여느 도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고, 앞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지금처럼 해외 홍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관광 경쟁력도 충분하죠. 다만, 도시를 정비한다는 명목 하에 옛날 길이나 건물을 많이 파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국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북경의 작고 오래된 골목길을 없애는 것을 보고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릅니다.” 삶의 숨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대작가다운 대답을 마지막으로 바쁜 촬영장과 분주한 스텝들 사이에서 진행된 선생과의 인터뷰는 끝이 났다. 선생의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언제까지든 이어지기를 부탁하면서 말이다.
한편, 서울시는 무라카미 류 작가 외에도 중국의 첸 카이거 감독, 태국출신 유명 사진작가 아누차이, 크리스찬 디올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 등이 출연한 서울해외 홍보 CF를 ‘서울 거리의 작은 움직임, 예술 문화가 내안의 영감을 끌어 올린다’, ‘서울의 모습, 앵글을 잡지 않아도 보이는 것 모두 나에겐 자극이 된다’, ‘지루하지 않은 선, 색, 면 모든 것에 생명이 살아 숨쉬는 느낌, 서울은 나의 작업에 영감을 준다’ 등을 주제로 3편 제작했다. 이 CF는 마무리 작업을 거쳐 오는 6월 첫 전파를 탈 예정이다.
하이서울뉴스 / 유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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