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에서 출발, 세종로 거쳐 서울광장으로
“상상해 보세요, 서울의 대동맥 종로를 따라 심장부인 광화문 네거리, 세종로로 이어지는 거대한 시민들의 흥겨운 행렬을…. 저마다 튀는 복장과 이상한 머리장식을 한 시민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신명나고 행복하고, 즐거움에 넘칩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힘차게 열어젖히는 길놀이 ‘만민대로락’의 연출을 맡은 박재호 감독이 펼쳐 보이는 퍼레이드 풍경이다. 사람들 마음을 한순간에 뒤흔드는 퍼레이드를 만들고 싶다는 박재호 감독은 올해로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6번이나 연출한 최고의 베테랑 실력파다. 지난해에는 유등축제, 한강 미라클 수중다리 건너기 등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맡아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성공을 이끌었고, 올해는 페스티벌의 얼굴에 해당하는 간판 프로그램 ‘만민대로락’의 연출을 맡았다.
사전 리허설 불가능한 살아있는 퍼레이드
많은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같은 시간과 공간을 즐기면서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지만 사전에 리허설을 할 수 없고, 행사 중간에 잘못된 점이 나와도 다시 수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퍼레이드는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고 박재호 감독은 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축제의 흥겨움,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며, 박 감독이 축제 연출을 계속하는 이유가 된다. 축제 개막일을 보름 남짓 남겨둔 박재호 감독의 하루는 그의 애마 오토바이와 함께 시작된다.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팀들과 수시로 만나 공연 컨셉, 안무, 의상을 함께 의논하고 챙기려면 오토바이의 기동성을 따를만한 게 없다. 개성 있는 팀들의 자유로운 참가를 보장하지만 퍼레이드의 전체적인 방향과 밑그림과 어울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일이 참가팀의 상황을 체크하고 독려 하는 것도 박재호 감독의 몫이다.
올해 비밀병기 ‘산대희놀이’
보통 서너 개 팀을 돌면서 미팅을 하고 나서 다시 퍼레이드 연출의 세세한 부분을 체크하는 일이 박 감독을 기다리고 있다. 페스티벌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상징 프로그램인 만큼 심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퍼레이드는 시선 집중효과가 뛰어나고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아 한번 사용한 조형물이나 주요 아이템을 다시 사용할 수 없고, 항상 지난번 공연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만만치 않다. 올해 박재호 감독이 준비한 퍼레이드의 비밀명기는 ‘산대희놀이’다. “조선시대 임금이 조상들께 인사를 드리는 종묘제례를 마치고 나오면 종묘 앞에 팔도에서 올라온 광대들이 모두 모여 들었다고 해요. 그들은 ‘임금님, 수고 하셨습니다’라는 의미를 담아 각자 자기가 가진 멋진 재주를 보여 공연을 펼쳤는데, 그게 바로 ‘산대희놀이’입니다. 우리 퍼레이드에서 말로만 듣던 ‘산대희놀이’를 볼 수 있어요”라고 자랑한다.
코스튬플레이, 임금님 행차 등 볼거리 가득
서울의 중심부를 가로는 2.3km의 거리가 오방기로 물들고, 4계절 궁궐 조형물과 6m의 임금님 조형물이 그 길을 지나게 된다. 사물놀이패가 앞장을 서고, ‘나는 우리집 왕이다’ 주제로 코스튬플레이, 자전거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전문 공연팀과 자유참가시민이 어우러져 관람객의 환호를 받으며 걷다보면 어느새 디지털 궁이 들어선 서울광장에 닿는다. 시민들의 자유로운 참가를 위해 12시부터 종로4가에 난전도 마련됐다. 가면 만들기, 깃발 만들기 등 직접 할 수 있게 한 것. 낮에 만든 탈과 가면, 깃발을 들고 5시부터 시작되는 행렬에 자연스레 참가할 수 있다. 퍼레이드에 앞서 40분가량 무예시범, 플라맹고 무희 공연 등 식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40개 팀, 3천여 명 퍼레이드 참가
또 하나, 놓치면 아까운 축제의 팁이 있다. 세종로에서 서울광장으로 진입하기 전, 파이낸스 빌딩 앞에 천개의 좌석과 공연 무대가 마련된다. 이 곳에서 모든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1~2분간 퍼포먼스를 펼치는데, 행렬을 따라서 걷기 어려운 시민은 이곳에서 모든 퍼레이드를 즐기면 된다. 현재까지 퍼레이드에 참가를 신청한 팀은 모두 40곳, 3천여 명의 시민이 한바탕 어울림 마당을 펼치게 된다. 하이서울 페스티벌 봄 축제의 주제인 ‘궁’에 맞게 전통을 상징하는 퍼레이드를 펼치고 싶었다는 박재호 감독은 “시민들이 같이 어울려 노는 채움의 공간이자 전통의 공간, 그리고 디지털 궁으로 이어지는 미래의 공간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박재호 감독은 올해 못 보면 일년을 기다려야 되니까, 함께 어우러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퍼레이드의 현장으로 5월 4일 5시, 종로로 달려 나오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말을 마쳤다.
하이서울뉴스/유미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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