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갈매기의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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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3.14. 00:00
시민기자 전흥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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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에게 배를 태워주고 싶어서 한강유람선을 탔다. 전국각지를 다니면서 유람선이나 여객선도 많이 타 보았지만, 서울토박이로 지금도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내가 한강유람선을 아직까지 타보지 못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조카에게 배를 태워주고 싶어서 한강유람선을 탔다. 전국각지를 다니면서 유람선이나 여객선도 많이 타 보았지만, 서울토박이로 지금도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내가 한강유람선을 아직까지 타보지 못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멀미를 심하게 하는 조카에게 단순히 배를 타는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서 유람선을 탔는데, 놀랍게도 하얀 갈매기들이 떼 지어 날아 다니는 것이 마치 먼 곳에 있는 이름 모를 섬이라도 찾아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7살 어린 조카의 눈에도 갈매기들이 떼 지어 나는 모습은 경이로운 장관이었나 보다. “고모, 저 새들이 갈매기에요? 갈매기들이 내가 좋은가 봐요. 자꾸만 나한테로 날아오네. 새가 276마리보다 더 많아요”
![]() 조카가 그 많은 새들을 한 마리씩 세어보았는지, 아니면 특별히 좋아하는 숫자가 이백 칠십육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제 갈매기들이 눈앞에서 떼 지어 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추운 줄도 모르고 조카와 수많은 사람들이 갑판에서 오래도록 갈매기들을 바라보며, 들고 있던 새우깡을 아낌없이 모두 갈매기의 밥으로 던져 주었다. 집에 돌아와서 문득 갈매기는 바다에서 사는 것인데, 오늘 내가 조카와 갔던 곳은 한강이었다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그럼 갈매기도 아닌 철새들을 갈매기라고 조카에게 거짓으로 가르쳐 준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혹시나 하여 여기저기 알아보니, 한강의 새들은 내가 바다에서 만났던 엎어진 삼자 모양으로 배 위를 나는 갈매기가 맞았다. 해마다 이즈음이면 괭이갈매기가 번식지인 서해안의 무인도로 가기 직전에 한강으로 몰려든다고 한다. 배를 난생처음 타보는 어린 아이에게 거짓말쟁이 고모가 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고, 먼 바다에서나 볼 수 있는 괭이갈매기의 장관을 가까운 한강에서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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