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이미 ‘봄’

admin

발행일 2008.03.10. 00:00

수정일 2008.03.10. 00:00

조회 1,868



시민기자 조문숙




지난 주말 낮에는 간만에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두툼한 옷차림으로 집을 나섰지만 햇살은 이미 겨울에서 벗어나 있었다. 공원이나 백화점, 음식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마다 북적였고, 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는 봄의 생동감처럼 들려왔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겨울도 아니면서 봄도 아니어서 옷차림도 마음도 어정쩡한 상태가 되곤 한다. 그래서 언밸런스하게도 겨울옷을 입고 마음은 이미 봄이거나 얄팍한 봄옷을 입고 마음은 한겨울이거나 할 때가 있다.

주말 청계천 주변에는 평소보다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특별한 행사가 열리는 것 같지는 않았으나 가족이나 친구끼리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 다니는 인파가 물결을 이루었다.


봄기운은 사람들로 하여금 두터운 겉옷을 하나쯤 벗어들게 했고 거리에도 그 분위기가 묻어나 카페나 음식점 발코니에 나와 점심을 먹고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이상하게도 봄에 빨리 여름이 됐으면 좋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겨울의 끝에서는 빨리 봄이 왔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봄은 만물이 피어나는 생명력을 가진 만큼 사람들에게도 ‘희망’의 이미지인 것 같다. 유가상승에 집값상승, 물가 상승 등 뭐 하나 힘이 되는 소식이 없는 것이 요즘의 상황인지라 그날그날의 뉴스를 들으며 맥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더더욱 봄을 기다리는 지도 모르겠다.

절기상으로도 경칩이 지났고 좀 있으면 춘분이 다가온다. 봄이 다가오기 전 3월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우리를 좀 괴롭히겠지만, 그래도 꽃이 피고 새싹이 돋기에 다시 한 번 희망을 가져본다. 지난 주말 일찌감치 봄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에도 그런 바람을 품고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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